[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연임에 도전한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이달 중순에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이전에 임원 인사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르면 이번 주말에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의 연임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연임에 반대하더라도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의미다. KT는 통상 임원 인사를 11~12월에 하지만 이번엔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인사 시기도 함께 늦춰졌다.
앞서 국민연금은 KT 이사회가 지난달 28일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추천하기로 의결한 데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KT 이사회 발표가 난 지 약 3시간 만에 보도자료를 내고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무렵 국민연금의 KT 지분율이 10.35%에서 9.99%로 줄어듦에 따라 주총 표 대결 시 국민연금이 연임에 반대할 경우에도 구 대표의 승산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 대표 재임 기간 KT 주가가 오른 만큼 지분 과반을 점한 소액 주주가 연임을 지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소액 주주 지분율은 지난해 9월30일 현재 약 57.36%다.
아울러 KT 이사진 중 전 정권 인사로 분류되는 이강철 사외이사가 사의를 밝힌 점도 구 대표의 연임 가도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비서관을 지낸 이 이사는 현 여권이 KT 이사회를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또한 구 대표는 사업 연속성 유지를 위해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미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신규 사업 추진에 나서는 상황에서 KT 홀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내부에서 제기된 만큼 더는 인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한편 구 대표는 3월 주총에 앞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올해 MWC는 2월 27일부터 3월 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