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금리에···뭉칫돈, 예금→주식·펀드 '머니무브'
3%대 금리에···뭉칫돈, 예금→주식·펀드 '머니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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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 '3.54~3.70%'···연 3%대로 하락
정기예금 잔액, 6.1조 '뚝'···투자자예탁금은 다시 증가세
기준금리 동결·매력 하락에 "예금→투자로 돌아설 듯"
은행 고객들이 국민·하나은행 등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은행 고객들이 국민·하나은행 등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시중은행의 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로 굳어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이 또다시 커지고 있다.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연 5%대였던 수신 금리는 빠르게 하락,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신 금리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은행에 시중자금이 몰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도 주춤해졌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가운데, 안전 자산으로 대피했던 시중 자금이 다시 위험 자산으로 이동하면서 '머니무브'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예금 상품 최고 금리(1년 만기)는 3.54~3.70%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연 5%를 넘겼던 금리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현재는 기준금리와 별 차이가 없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II 3.54%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3.55%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3.60% △KB국민은행 KB스타정기예금 3.60% △우리은행 원(WON)플러스예금 3.70% 등이다.

예금 금리 상승세를 이어가던 분위기가 최근 반전된 것은 지난해 말 금융 당국의 수신 금리 인상 자제령의 영향이 크다. 당국이 은행으로 적지 않은 돈이 쏠리는 것을 우려해 수신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이후 은행권은 앞다퉈 예금 금리를 낮췄다.

지난달 13일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예·적금 금리는 하락세였다. 금리인상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 은행채 등 시장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년 만기 은행채(AAA) 평균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824%로,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1.07%포인트(p)가량 하락한 상태다. 

예금 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으로 몰렸던 시중 자금도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818조4366억원)보다 6조1866억원 감소한 812조2500억원으로 나타났다. 11월(827조2986억원)에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다.

반대로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2일 기준 47조6434억원으로, 한 달 새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 1일엔 지난해 10월 6일(51조7942억원) 이후 가장 큰 금액인 51조521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예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주식과 펀드 등 투자처로 향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이런 머니무브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앞으로도 은행 예금금리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소비자들이 여유자금을 은행 대신 주식 등으로 돌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진 이후에는 자금이 은행을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유자금이 있는 이들이라면 고민 없이 정기예금에 묻어뒀지만, 올해는 적극적인 투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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