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락폭 '5% 이상' 예상 가장 많아
"조정 불가피, 경착륙 가능성은 낮아"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고금리 부담과 경기둔화 우려에 올해도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시장은 올해 하락세를 그린 뒤 내년부터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부동산시장 진단 및 전망을 담은 '2023 KB 부동산 보고서'를 5일 발간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와 전국 500여개 중개업소, KB국민은행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보고서에 담았다.
전문가와 중개업소, PB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모두 90% 이상의 비율로 올해 전국 주택매매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문가의 95%, 중개업소의 96%, PB의 92%가 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하락 전망치(전문가 36%, 중개업 62%, PB 48%) 대비 대폭 늘어난 수치다. KB금융 측은 "주택가격 하락시기에 주택시장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매매가격 주요 하락 원인으로는 금리인상에 따른 금리부담이 가장 주된 요인이었고, 경기 불확실성 우려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부동산시장 반등 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중개업소, PB 대다수가 내년을 예상했다. 전문가와 중개업소의 50~60%가 내년 부동산시장 반등 가능성을 주장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경우 내년 반등할 것이란 의견(중개업소 대상)이 약 56%로 가장 컸고, 이어 2025년 순이었다. 5개 광역시와 기타 지방의 경우에도 중개업소 응답자의 47~48%가 내년 주택시장 반등을 예상했다.
올해 지역별 부동산경기를 묻는 질문에 전문가 상당수는 대구와 인천지역의 위축을 우려했다. 대구의 경우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주택가격 하락과 함께 미분양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동산 침체가 가장 우려되는 지역으로 지목됐다. 인천의 경우 2021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양호지역 3순위로 꼽혔으나, 최근 주택가격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올해 침체가 우려되는 지역 2순위로 떠올랐다.
부동산경기가 양호할 지역으로는 서울(33%)과 경기(28%)를 예상했다. 최근 부동산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 대해선 아직까지 긍정적 시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투자유망 부동산으로는 재건축, 신축주택(준공 후 5년 내), 아파트 분양 등이 꼽혔다. 최근 부동산시장 위축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관련 규제완화 등으로 시장의 관심이 여전히 큰 것으로 파악된다고 KB금융 측은 밝혔다.
고액 자산가들의 선호 투자자산을 조사한 결과 1위는 여전히 부동산(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예금(28%), 채권(17%) 순을 기록했다. 고액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부동산자산 중 1순위는 아파트(일반아파트+재건축)가 가장 높았다. 상가는 지난해 대비 선호도가 38%에서 33%로 하락한 반면,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40%에서 49%로 높아졌다.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임대수익이 기대되는 상가, 오피스빌딩 등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투자 관심은 다소 감소한 반면, 가격이 하락하면서 오히려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는 분석이다.
또 금리 상승으로 예금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 2위를 차지했으며 장기간 안정적인 고금리 운영이 가능한 채권에 대한 관심도 크게 부각(2021년 0%→2022년 17%)됐다. 반면, 주식시장이 침체를 보이면서 주식에 대한 선호도는 2021년 2위(21%)에서 2022년 4위(7%)로 크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