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신용위험···경기둔화, 취약차주 상환능력 저하 여파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2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문턱은 여전히 완화적일 전망이다. 완화적 대출규제가 이어진 데다, 은행의 대출 여력이 늘어나며 시장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둔화와 영세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신용 위험도는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가 전분기 대비 3포인트 떨어진 8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은행의 기업 및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가 여전히 완화적임을 뜻한다.
해당 지수는 총 204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대출태도, 신용위험 및 대출수요에 대한 지난 분기 동향과 다음 분기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100에서 -100 사이에 분포하며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대도를 완화, 마이너스(-)면 강화하겠다는 금융기관의 수가 많음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분기 국내은행의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3으로 전기 대비 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8로 전분기 대비 5포인트 확대됐다.
또한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14로 전분기 대비 8포인트나 줄었으며,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도 6으로 5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예대율 규제 등의 완화 연장에 따른 대출 여력 확대, 은행 간 시장확보 경쟁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완화될 전망"이라며 "가계대출은 그간 감소세가 지속된 데다, 최근 다주택자 대출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주택자금대출을 중심으로 완화적 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정부는 최근 규제지역 다주택자 주담대 LTV 상한을 30%로 완화했다. 또한 은행 가계대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21년 말 7.1%에서 올해 2월 말 -1.4%로 크게 둔화됐다.
문제는 신용위험에 대한 리스크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1분기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35로 전분기 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대기업의 신용위험은 보합세를 기록했지만, 중소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은 각각 3포인트씩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 중 기업 신용위험은 실물경기 둔화, 일부 취약업종과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가계의 신용위험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의 영향을 받아 전분기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대출수요의 경우 대기업은 증가하나 중소기업은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가계의 대출 수요는 주택거래 부진과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한편,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모든 업권에서 강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호저축은행(-33) △상호금융조합(-22) △생명보험사(-20) △신용카드사(-7) 등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신용위험은 모든 비은행 업권에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