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 3월 가계자산 평균 3.9억···5천만원↓
미분양 증가, 부동산 PF 부실 등 실물경기 위축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가계자산 감소, 미분양 증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 가운데, 해당 부진이 지속될 경우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한국은행의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의 평균 순자산이 2021년 말 4억4000만원에서 지난 3월 말 3억9000만원으로 5000만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의 가계자산이 주로 부동산에 편중된 가운데, 2021년 하반기 이후 이어진 주택가격 조정으로 순자산 규모가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상환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의 비중도 2.7%에서 5%로 확대되는 등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
미분양주택도 주택경기 부진의 영향에 대구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 4월말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1000호로 전년 동월(3만1000호) 대비 두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전국 분양률은 2021년 93.8%에서 올해 1분기 49.5%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분양물량 소진율도 2021년 97.4%에서, 올해 1~4월 78.9% 수준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이 같은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경우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1.19%로 전년(0.37%) 대비 세배 가량 증가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25%로 전년(0.69%) 대비 두배 가량 늘었다.
또한 한은이 주택시장 부진이 2년 이상 지속되고, 주택가격이 10% 가량 추가 하락할 것을 전제로 부동산PF 대출 부실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한 결과, 모든 금융업권의 자본비율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관련 공적보증이 2015년 이후 크게 늘면서 부동산 시장 내 역할이 증대됐다는 점도 우려 요소다. 공적보증은 최근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를 상당 부분 완화했지만, 주요 보증기관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관련 재정 부담이 증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 부실금액은 2021년 8000억원에서 2022년 1조6000억원으로 두배나 늘었으며, 대위변제액도 6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대위변제액 중 전세관련 보증 비중은 2017년 10.4%에서 지난해 92.1%로 9배 가량 급증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시장 부진으로 현실화된 부실 규모가 크지 않고, 금융기관의 복원력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됐다"며 "다만 단시일 내 주택가격이 급격히 하락할 경우 미분양 물량 등이 증가해 부동산 PF 부문의 부실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향후 주택시장 부진 장기화에 대비해 실수요자 위주로 규제를 완화하고 분양가를 조정,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에 직면한 전세세입자 보호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