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최근 두달 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 거래 비중이 직전 두달에 비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 매수 수요가 움직인 서울 아파트는 5∼6월에 거래된 10개 주택형 중 6.6개 이상에서 평균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25일 부동산R114가 최근 5∼6월 두달 간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5만576건(직거래 및 계약해제 제외) 가운데 앞서 3∼4월에 동일 단지, 동일 면적에서 거래가 1건 이상 체결된 주택형 1만6018건의 평균 매매가를 비교한 결과, 57.2%의 매매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같은 방법으로 1∼2월 거래가 대비 3∼4월에 매매가가 상승한 주택형의 비중이 56.9%였던 것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이다.
지난 3∼4월에 세종시(74.2%)에서 매매가 상승이 두드러졌다면 5∼6월에는 서울이 66.5%로 전국에서 상승 주택형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4월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 비중은 63.6%였는데 5∼6월 들어 2.9%포인트(p) 높아졌다.
이에 비해 평균 가격이 하락한 주택형은 33.0%에서 30.7%로, 동일 가격에 팔린 주택형은 3.4%에서 2.7%로 각각 감소했다. 관악구에서 상승 주택형의 비중이 82%를 차지하며 서울지역 최고를 기록했다. 3∼4월에는 52%로 절반 정도에 그쳤으나, 5∼6월에는 30%p 이상 증가하며 상승세가 확산한 것이다. 또 광진구가 38%에서 79%로 상승 주택형 비중이 급증했고, 강남구는 3∼4월 65%에서 5∼6월 72%로, 용산구는 56%에서 77%로 확대됐다. 최근 외지에서 유입이 증가한 마포구는 63%에서 76%로, 영등포구는 61%에서 79%로 각각 상승 비중이 늘었다.
이에 비해 3∼4월 상승 주택형 비중이 77%에 달했던 강동구는 5∼6월 들어 70%로 소폭 감소했고, 서초구는 64%에서 56%로, 노원구는 57%에서 51%로 상승 비중이 줄었다.
경기도와 인천은 5∼6월 상승 주택형 비중이 각각 62.2%, 57.2%로 3∼4월(각 62.8%, 59.3%)보다 감소했다.
지방에서는 세종시의 5∼6월 상승 비중이 66.0%로 3∼4월(74.2%)보다 감소했으나 여전히 지방 광역시도 가운데선 가장 높았고, 대전(53.7%→56.7%)과 광주광역시(47.8%→52.7%), 경북(51.4%→54.5%), 대구광역시(55.9%→56.5%)는 상승 거래 비중이 소폭 확대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승 거래가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늘어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이달 들어 급매물이 사라진 뒤 일시적으로 나타나던 호가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매수세도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계 주공6단지 전용 58.01㎡는 지난 4월 최고 6억8700만원(14층)까지 거래됐으나, 5월 말에는 10층이 6억5000만원, 이달 중순에는 7층이 6억2500만원에 각각 팔렸다. 이달 14일 23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던 잠실 엘스 전용 84.97㎡도 현재는 이보다 5000만원 정도 낮은 23억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량 증가 속도도 다소 더뎌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24일 기준 총 3269건으로 4월 거래량(3191건)을 넘어 2021년 8월(4065건)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일별 신고 건수를 보면 이달 중순까지 매일 100∼150건 이상 신고되던 5월 계약 물량이 중순 이후에는 일 30∼50건 이하로 감소하며 증가 속도가 더뎌졌다.
6월 계약물량도 현재까지 1225건에 그쳐 이 속도가 계속되면 6월 전체 거래량은 5월과 비슷하거나 줄어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최근 들어 다시 오르기 시작한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3분기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아파트 시장에 소강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역전세난 지속, 경기 침체,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요인 등으로 인해 하반기에도 상승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