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통화정책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 6명 전원이 기준금리를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4일 통화정책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으며, 이 역시 금통위원 전원의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이 총재는 해당 결정배경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목표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가계부채 흐름도 유의해 지켜볼 필요가 있어 현재의 긴축적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주 잭슨홀 미팅 결과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다"며 "미국의 높은 금리 수준이 얼마나 지속될지와 가계대출 증가세 등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부터 다시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당초 예상했던 흐름이다. 올해 연간 상승률도 지난 5월 전망치에 부합하는 3.5%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등의 영향으로 둔화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3.3%)를 소폭 상회하는 3.4%로 전망된다. 향후 물가경로는 국제 원자재가격 변화,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1340원대까지 상승한 환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환율 레벨이 단기적 수준에선 변동성이 커진 것이 맞지만, 큰 틀에서 볼 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최근 2%p 금리차에 대한 언급이 많은데, 최근 몇 달간 급격한 자본 유출 등의 변화가 발생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금리차 보다 향후 미국이 긴축기조를 유지할 것인지 같은 미 연준의 기조가 더 중요하다"며 "만약 변동성이 우려할 수준까지 커질 경우 금리인상 뿐만 아니라 미시적 개입 등을 통해 변동성을 줄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하되 내년 전망치만 낮춘 결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중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이지, 성장률 자체는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올해 남은 기간도 1/4에 불과해 큰 영향을 받긴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중국 부동산 리스크가 내년까지는 충분히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에 국내 경제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