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조에 따라 '새 성장엔진'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한 '12대 국가전략기술' 관련 R&D 예산도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무소속)은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25개 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2대 국가전략기술 관련 R&D 사업 198개의 내년도 정부 예산은 5148억원으로 올해 대비 174억원(18.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종류별로는 첨단로봇이 289억원으로 34.3%(150억원) 줄어 감소율이 가장 높았으며, 이차전지와 인공지능(AI)은 각각 28.5%(134억원)와 28.2%(268억원) 줄었다. 첨단모빌리티 역시 26.9%(19억원) 감소했다. 차세대원자력 분야는 2.1%(9400만원) 증액돼 12대 기술 중 유일하게 예산이 늘었다.
198개 사업 중 삭감액이 가장 많은 사업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국가지능화 융합기술 개발로 혁신성장 동인 마련' 사업으로 54억4400만원 감소했다. 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과학·공학 및 산업·공공분야 초고성능 컴퓨팅 기반 구축' 사업은 예산 42억원이 모두 삭감됐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0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 반도체·디스플레이 △ 이차전지 △ 첨단 모빌리티 △ 차세대 원자력 △첨단 바이오 △ 우주항공·해양 △ 수소 △ 사이버보안 △ 인공지능 △ 차세대 통신 △ 첨단로봇·제조 △ 양자 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고 향후 5년간 24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디지털 경쟁력 지수' 세계 3위를 달성하고, 선도국 대비 기술 수준이 90% 이상인 전략 기술 분야를 8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지난 3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운영위에서도 내년 관계부처의 R&D 예산 배분·조정 지침으로 활용되는 국가 R&D 중점 투자 방향을 12대 전략기술 투자 확대 등으로 설정했으나, 전반적인 R&D 예산 삭감 기조에 따라 이들 12대 국가전략기술 관련 R&D 예산도 줄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의원은 "12대 국가전략기술 육성을 선언하고도 과기정통부 산하 연구원의 국가전략기술 연구비를 19%나 삭감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과기정통부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라도 당초 계획했던 미래성장 엔진을 회복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