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최근 약 배송 금지, 초진 환자 제한 등 비대면 원격진료 서비스 관련 규제를 두고 의료 업계와 플랫폼 기업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디지털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호성 분당서울대병원 외과교수는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개최한 '디지털 의료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누구나 언제 갑자기 응급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인공지능(AI)과 원격의료를 이용한 디지털 헬스케어가 국민 생명 보호의 안전판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 교수는 "디지털 의료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체계적 백신 수급 지원, 백신 부작용 모니터, 사회적 거리두기의 최적화, 스마트 기술을 이용한 코로나 종식 방법 제안 등의 역할을 했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추구하고 있는 '모든 국민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의료'로서, 미래 공공의료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지역사회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의료 산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자의 생체 정보, 혈당, 각종 혈액 수치 등을 측정해 상급 의료기관과 협진할 수 있는 기기들이 이미 개발돼 있고, 이를 이용한 신속 진단·치료 환경도 구축할 수 있다"며 "외딴 곳, 멀리 떨어진 곳, 의료 기관이 없는 곳 등에서 원격 의료를 시행한다면 양질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재 디지털 의료산업이 개인정보 보호법 등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만큼, 이러한 긍정적 영향력을 위해 규제 혁신 등 각종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차병열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 센터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환자의 건강정보를 디지털 형식으로 공유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어, 산업 발전에 제동이 걸린다"며 "개인정보 공유의 빠른 승인·허가 절차를 위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의료 서비스를 위해 서비스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량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분석하고 활용하는 일이 필요한데, 지방에는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데이터 관련 사업 등을 지방에서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비롯해 충분한 실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디지털 의료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주도할 중요한 미래 먹거리 산업 중 하나"라며 "오는 2027년 5088억 달러 규모로 전망되는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의료산업을 반도체에 버금가는 '수출 효자'로 키워내기 위해 기술개발, 고급 인재육성, 불필요한 규제를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며 "국회에서도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