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높아진 대출문턱에···카드론 52% 급증·리볼빙 '사상 최대'
고물가·높아진 대출문턱에···카드론 52% 급증·리볼빙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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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카드 대환대출 잔액 1.6조, 전년말比 5500억↑
리볼빙 잔액도 7조6245억원···한달새 412억원 증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사 대환대출 잔액이 올 한해 52% 넘게 급증했다. 카드론보다 금리가 높은 리볼빙 잔액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이른바 '빚으로 빚을 막는' 행태가 늘어나고 있다. 고금리 여파에 상환 부담이 늘고 금융권 대출문턱이 높아진 결과, 저신용자들의 대출수요가 대환대출과 리볼빙에 쏠렸다는 분석이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NH농협)의 대환대출 잔액이 1조5960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461억원)과 비교해 52.6%(5499억원)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로도 7.1%(1057억원)나 올랐다.

카드사의 대환대출이란 카드론 등의 차주가 빚을 만기내 상환하지 못했을 때, 재심사 등을 거쳐 다시 대출받는 서비스다. 다른 조건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은행권 대환대출과 다르다.

복잡한 대출 과정 없이 손쉽게 만기를 늘릴 수 있는지만, 재심사 과정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기존 조건보다 금리가 높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한편으론 이 같은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돈을 빌려야할 만큼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악화됐음을 뜻한다.

같은 맥락에서 11월 리볼액 이월잔액도 7조624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6%(2671억원) 증가했다. 전월 대비로도 0.5%(412억원)나 확대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은 이달 결제해야 할 카드값의 일부를 이월하는 서비스다. 결제대금 중 일부를 연체 없이 상환 연장할 수 있지만, 카드론보다 높아 이자가 높다. 11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가 13.33~14.85%인 반면, 리볼빙 금리는 15.67~17.84%다. 상단기준 3%포인트(p)나 높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물가와 높아진 대출문턱 등을 꼽았다. 특히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권 전반이 연체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심사 등을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대출심사 등이 까다롭지 않은 대환대출과 리볼빙에 저신용자들의 대출수요가 몰렸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분기 국내카드사들의 대출태도지수는 -14로, 3분기(-7) 대비 7p 상승했다. 해당 지수가 마이너스(-) 방향으로 커질수록, 기업·가계에 대한 카드사의 대출심사 등이 깐깐해지는 걸 의미한다. 반면 카드사의 신용위험은 29로, 전기(7) 대비 22p나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부담 증대 등이 반영되면서,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으로 전망된다"며 "여기에 경기 불확실성 증대와 연체율 상승 등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건전성 관리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1~11월)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이용액은 39조31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3조3119억원)나 감소했으며, 현금서비스 이용실적(52조763억원)은 소폭(0.5%)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개인 일시불 이용액이 9.3%, 할부 이용액이 5.2%나 늘었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문제는 주고객층이 중저신용자인 카드업권의 특성상, 금리가 높은 대환대출과 리볼빙 이용규모가 늘어날수록 건전성 악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물가에 카드이용액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업권 특성상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것이 역효과를 낸 부분도 있다고 본다"며 "다만 업권 전반에서 리스크 관리가 강화하고 있으며, 리볼빙 등의 증가세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대손비용도 늘리고 있는 만큼, 추세적으로 건전성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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