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성 있는 ETF 보호조치도 마련···유사품 상장 6개월 제한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이 지수에는 연동하지 않지만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서 매매할 수 있는 공모펀드 출시를 추진한다.
당국 등은 이를 통해 거래 편리성을 높이고 판매수수료 등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3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간담회를 개최해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기관이 함께 마련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을 논의했다.
금융당국과 관계기관은 이번 논의를 통해 공모펀드 기피 요인들을 분석하고 기관·상품·인프라 등 세 개 부문에서 총 9가지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당국 등은 먼저 샌드박스를 지수연동 요건이 없는 공모펀드의 상장거래를 추진·검증하고 이후 자본법 개정을 통한 제도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공모펀드는 가입(매수)과 환매(매도) 절차·기간이 복잡하고 길어 ETF 대비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판매보수만 있는 ETF와 달리 판매보수와 판매수수료가 모두 부과돼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약점이 컸다.
공모펀드가 거래소에서 매매할 수 있게 되면 각종 비용을 절감하면서 주식처럼 편리하게 매매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당국은 올해 말까지 공모펀드 상장거래의 효과성 등이 검증되면 내년부터 상장공모펀드 법제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ETF에서는 적용을 배제하고 있는 '대주주와의 거래제한', '의결권 행사' 등 규제를 상장공모펀드에는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법률 개정이 이뤄지면 상장펀드는 기존 패시브 ETF(상관계수 0.9 요건), 기존 액티브 ETF(상관계수 0.7 요건)와 함께 이번에 도입하는 상장공모펀드(연동의무 없음) 등 세 종류로 나눠지게 된다.
적정보수를 위해 상장공모펀드 비용 구조에 대한 규율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당국 등은 이번 논의에서 독창성 있는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보호하는 조치도 마련했다.
발행사가 신상품 보호를 신청하면 거래소는 독창성·창의성·기여도 등 항목을 평가하고, 전체 평균 점수가 4점을 넘길 경우 유사 상품 상장을 6개월간 제한한다.
의사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거래소 내부에 'ETP 신상품 심의회'를 구성·운영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모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ETF가 상장 재간접리츠나 부동산·리츠 재간접 ETF에 한해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간접투자기구의 구조는 3단계까지만 허용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투자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가 아니다"면서 "공모펀드가 합리적인 비용으로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범함이 실제로는 사회의 중추를 이루는 것처럼 평범해보이는 공모펀드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국민들의 재산증식 수단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