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 영업익 4조' 돌파에도 웃지 못하는 통신업계···왜?
'합산 영업익 4조' 돌파에도 웃지 못하는 통신업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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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중 SKT만 영업익 성장···모바일 회선 78만개 감소
정부 통신 규제 강화 지속···AI 신사업 통신 성장 동력 확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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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합산 영업익이 지난 2022년에 이어 또 다시 4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무선통신사업의 성장 둔화와 정부의 잇따른 규제 발표에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익은 4조401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0.4% 증가했다. 특히 SKT의 경우 지난해 1조7532억원의 영업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8.8%의 성장을 거뒀다.

다만 개별 통신사 별로 나눌 경우 SKT를 제외한 KT와 LG유플러스의 실제 영업익이 모두 감소했다. KT는 지난해 26조387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영업익(1조6498억원)이 전년 대비 2.4% 줄었다.

LG유플러스 역시 전력료 인상과 사이버 보안 투자 확대에 전년 대비 7.7% 감소한 9980억원의 영업익을 거두며 '영업익 1조 클럽'에서 내려왔다. 매출액은 14조3726억원으로 2.0% 늘었다.

양 사 모두 매출액 자체는 성장세를 보인 만큼 영업익 감소의 주 요인으로 일회성 이익의 역기저효과와 기타비용 증가 등이 언급되고 있다. 다만, 본업인 통신 사업의 정체가 이어지고 있고 업계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낙관적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진단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이동통신 3사의 모바일 회선 수는 4744만2178개로, 알뜰폰 시장으로 가입자가 이탈하며 전년 동기(4822만2955개) 대비 78만5317개 감소했다.

특히 SKT는 30만661개 회선이 줄며 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가입자 감소폭을 나타냈으며 LG유플러스와 KT는 각각 25만4697개·22만9959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알뜰폰 회선 수는 872만1548개로 전년 대비 144만9148개 늘었다.

통신사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과거 LTE 시절 통신 3사의 무선 ARPU는 4만원대를 기록해왔으나, 현재는 3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곳조차 KT가 유일한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KT의 무선 ARPU는 3만4302원으로 5G 가입자 증가와 함께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반면 S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2만9562원·2만5195원으로 각각 3.2%·13.5%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 정부마저 통신 3사를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각종 규제안을 펼치고 있어 통신 본업에 대한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22일 공시 금액을 초과한 단말기 지원금 지급을 금지하던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을 10년 만에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과거와 달리 시장 고착화가 어느정도 진행된 만큼 법안 폐지만으로 보조금 경쟁을 이끌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케팅 비용 증가 자체는 피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5G 요금제 최저구간 신설을 위한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3일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 발표를 통해 "지난해 5G 요금제의 중간 구간을 세분화한데 이어 올해는 5G 요금제의 최저 구간을 3만원대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에 KT는 지난달 '5G 슬림 4G(월 3만7000원) 등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놓았으며, SKT와 LG유플러스 역시 이르면 이달 중 최저 3만원대 구간을 신설하는 5G 요금제 개편안을 과기정통부에 신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인공지능(AI) 등 탈통신 신사업을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일제히 밝혔다.

SKT는 올해 AI 개인 비서 '에이닷'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통한 AI 플랫폼·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KT는 초거대언어모델(LLM) '믿음'을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초거대 AI 모델 '익시젠'을 활용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올해 안에 개발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기조에 맞춘 요금제 개편과 가입자의 알뜰폰 이동 등 영향으로 업계 전반의 ARPU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내외 환경이 우호적이진 않지만, AI·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의 경우 가시적으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성장 동력을 잘 이어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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