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경쟁력↓···세계, 국내서 BMW·벤츠에 밀려
후임 포르쉐 기술개발 책임자 마이클 슈타이너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아우디 최고경영자(CEO) 게르놋 될너가 자사 최고기술책임자(CTO) 올리버 호프만을 해고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독일 일간지 빌트 보도에 따르면 될너는 내부 회의에서 전동화 전환 지연의 원인으로 호프만을 꼽으며 그를 맹비난했다. 될너는 호프만에게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6 이트론, A6 이트론 개발 지연 책임을 강하게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빌트는 "아우디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될너는 호프만의 즉각 사임을 원한다"면서 "아우디 모회사인 폭스바겐그룹이 다음 달 초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호프만은 아우디 파워트레인 개발, 아우디스포츠 기술개발 담당 등을 거쳐 지난 2021년 아우디 CTO로 임명됐다.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전동화 전환 가속화였지만, 소프트웨어(SW) 개발 지연 등을 이유로 Q6 이트론, A6 이트론 출시 시점을 1년가량 연기했다.
아우디가 전동화 전략에 제동이 걸린 사이 경쟁사인 BMW와 벤츠는 i5, EQE 등을 여러 전기차를 선보이며 제품군을 강화, 큰 폭의 성장을 거뒀다. 지난해 BMW는 전년 대비 74.4% 급증한 37만6183대의 전기차를 판매했고, 벤츠는 73% 증가한 22만2600대를 팔았다.
같은 시기 아우디는 51% 늘어난 17만8000대를 인도했다. 이와 관련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랏은 "준중형 전기 SUV Q4 이트론 덕분에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지만, 경쟁사 대비 뒤처진 것은 사실"이라며 "계획대로 내달 Q6 이트론, 3분기 A6 이트론이 출시되야 BMW, 벤츠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우디 전동화 전환 지연은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BMW코리아(8225대, 68.3%↑)·벤츠코리아(1만7409대, 76.0%↑) 전기차 판매량은 모두 증가했지만, 아우디코리아는 899대를 팔아 67.7% 감소했다. 판매할 모델이 많지 않고 또 제품군 경쟁력도 약하다는 것이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아우디코리아는 하반기 준대형 전기 SUV 이트론의 부분변경 버전 Q8 이트론을 선보여 제품군을 강화할 계획이지만, 시작가가 1억원 이상인 고가의 전기차이기 때문에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은 미치진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우디 전동화 전환을 선도할 Q6 이트론과 A6 이트론은 내년쯤에나 국내에 나온다는 것이 아우디코리아의 설명이다.
한편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는 될너가 호프만 후임으로 포르쉐 기술개발 책임자이자 폭스바겐그룹 SW자회사 카리아드의 SW사업부 감독위원회 위원인 마이클 슈타이너를 거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