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대아세안5 수출 중요도 상승···중간재 질적 고도화 시급"
한은 "대아세안5 수출 중요도 상승···중간재 질적 고도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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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對아세안5 수출 특징 및 향후 전망'
부산항 모습. (사진=한국은행)
부산항 모습.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우리나라의 대(對)아세안5 수출이 미국 경제성장세, 주요 신흥국으로의 투자 확대 등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해당 지역에 대한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력 중간재의 질적 고도화와 양질의 소비재 수출 증대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은행의 '경제전망보고서-우리나라의 對아세안5 수출 특징 및 향후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아세안5 수출이 2022년 4분기 이후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아세안5란 전체 아세안(ASEAN) 10개국 중 우리나라와 수출비중이 높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5개국을 의미한다.

특히 베트남은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8.5%를 차지, 중국(19.7%)과 미국(18.3%)에 이어 제 3위 수출국이다. 대아세안5 수출 중 60%는 베트남이 차지하고 있으며, 여타 4개국에 대한 수출비중은 각각 10%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대아세안5의 무역흑자 규모는 236억달러로, 대미 무역흑자 규모(445억달러)에 이어 2위에 달한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미국‧일본 등의 주요국 기업들에게도 국외 생산거점이자 수출시장으로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5 국가들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중·일 등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한다. 이를 가공 후 미국·EU 등 선진국으로 최종재를 수출하거나, 중국 등 인접 국가로 다시 중간재를 수출하는 생산공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아세안5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비중이 20% 이상이고, 석유제품‧화공품 등 여타 중간재 비중도 60% 이상이다. 이는 우리의 대중 수출구조와도 유사하다.

반면 식품·의복 등 최종재는 5%에 불과하다. 대베트남 수출의 경우 반도체 비중이 24%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비재 비중은 4%로 매우 낮다.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의 대아세안5 수출은 미국과 중국이 자국내 소비와 생산을 목적으로 (아세안5로부터) 수입하는 수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소비의 영향이 크게 확대됐다.

실제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아세안5 중간재 수출 중 아세안5 역내를 최종 귀착지로 하는 비중은 2015년 대비 7.7%포인트(p) 축소됐다. 반면 미국·EU와 중국을 귀착지로 하는 비중은 각각 5.6%p, 4.6%p씩 확대됐다.

이에 한은 측은 향후 우리나라의 대아세안5 수출이 IT경기 회복세,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 경제 성장세, 주요 신흥국으로의 투자 확대 등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세안5의 경기회복에 따른 직접경로뿐 아니라, 미국의 양호한 경기흐름 및 유럽의 소비회복에 따른 간접경로 역시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수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다만 구조적 측면에서의 경쟁도다. 한은 관계자는 "아세안5의 글로벌 생산거점 기능이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해당 지역내 수입시장에서 우리의 주요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아세안5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017년 이후 다소 하락했으며, 우리 기업들이 여타 신흥국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고위기술 중간재의 점유율도 정체됐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중국이 여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비용절감 등을 위해 아세안5 지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확대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미국의 무역규제 회피를 위해 베트남‧멕시코 등을 통한 우회수출을 늘리고 있는 점에 상당부분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간재 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등 소비재 부문에서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며, 아세안 지역의 풍부한 소비시장을 겨냥한 투자도 늘려가는 양상이다.

이에 한은은 대중 수출이 구조적 제약에 직면한 만큼, 대아세안5 수출 중요도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간 중국시장을 생산기지로 삼아 중간재 중심의 대중국 수출구조를 성공적으로 활용해 온 반면, 내수시장 안착에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대아세안 수출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산기지로서의 활용 측면에서 우리 주력 중간재의 질적 고도화에 힘쓰는 한편, 아세안의 인구 및 소비시장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양질의 소비재 수출 증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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