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AI' 통했다···글로벌 리더십 사수 '관건'
삼성전자, '갤럭시 AI' 통했다···글로벌 리더십 사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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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 역성장 속 1Q 호실적
하반기 폴더블폰 AI 신기능 '기대감'
경쟁사 빠른 진입···"생태계 확장 승부"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패러다임을 AI폰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리더십은 확보했지만,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4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MX·네트워크 사업부는 1분기 매출 33조5300억원, 영업이익 3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91% 줄었으나 매출이 5.37%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부품 단가 상승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지만, 업계에서는 준수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과 경쟁사들의 공세 속에서 무난한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는 반응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601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글로벌 1위 자리를 탈환했다. 2위는 5010만대롤 출하한 애플(17.3%)이다. 

이 같은 성과는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된 '갤럭시 AI'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에 탑재된 '갤럭시AI' 기능들이 높은 사용률을 보이며 판매 확대를 견인했다"며 "이를 통해 전체 매출이 성장했으며 견조한 두 자리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도 '갤럭시 AI'를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해외매체와 IT팁스터 등에 따르면 7월말 공개가 예상되는 갤럭시Z폴드6과 Z플립6에는 갤럭시S24와 같은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가 탑재된다. 기존 '갤럭시 AI'의 주요 기능이었던 '통역'과 '서클 투 서치' 등이 포함될 예정이며 폴더블폰 폼팩터에 맞는 새로운 온디바이스AI 기능도 탑재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AI 성능을 바탕으로 폴더블폰에 이어 AI폰으로 다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지난 2월 삼성전자 뉴스룸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갤럭시 AI는 이제 시작"이라며 "다양한 제품군과 서비스 영역에 '갤럭시 AI'를 적용하고 최적화해 보다 강력한 모바일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AI 리더십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제조사들도 AI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샤오미와 아너, 비보, 원플러스 등 중국 제조사들이 AI폰이나 관련 신기술들을 대거 공개했다. 

(사진=애플)
애플은 6월 열리는 연례 개발자 회의 'WWDC 2024'에서 iOS18 업데이트 사항과 AI 신기능을 공개한다. (사진=애플)

애플 역시 올 9월 중 공개가 예상되는 아이폰16 시리즈에 생성형 AI 최적화의 A18 프로 칩을 탑재하고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폰아레나는 벤 라이체스 멜리우스리서치 기술연구책임자의 CNBC 인터뷰를 인용해 애플이 올해 WWDC에서 새로운 'AI 앱스토어'를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양상을 두고 2019년 폴더블폰 출시 초창기를 떠올리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019년 스마트폰 기술 초격차를 통해 폴더블폰을 선제적으로 선보였고 주도권을 확보했다"며 "이번에도 AI폰으로 주도권을 미래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2019년 2월 삼성전자는 화웨이와 경쟁 끝에 1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출시했다. 당시 화웨이는 아웃폴딩 방식의 메이트X를 선보였고 갤럭시 폴드는 인폴딩 방식이었다. 이후 내구성이나 부품 효율 등을 고려할 때 인폴딩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게 입증되면서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인폴딩 방식이 주류 모델로 자리잡았다. 

올해 들어 폴더블폰 시장이 주춤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 비중이 올해 1.6%에서 2027년 5%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점유율 60%대를 고수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AI폰은 폴더블폰과 달리 제조 기술력이 요구되지 않는 만큼 경쟁사의 진입이 더 쉽다. 여기에 소비자에게 익숙한 바(bar)형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만큼 폴더블폰보다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애플은 폴더블폰과 5G폰 등 신기술에서 '슬로우 스타터'의 면모를 보였으나 AI폰은 비교적 빠른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 역시 고도의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AI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리더십 확보를 위해 스마트폰뿐 아니라 생활가전, TV 등 제품에도 공격적으로 AI를 도입하고 있다. 특히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핏, 올해 안에 출시를 앞둔 갤럭시 링에도 AI를 도입해 삼성전자만의 AI 생태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30일 컨퍼런스콜에서 "갤럭시 AI 생태계를 폴더블과 웨어러블 신모델 등으로 확장하며 대세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정학적인 불안이 고조되고 주요 부품 단가 상승 리스크가 상존하는 등 외부 환경이 유리하지 않더라도 'AI 퍼스트 무버' 역할을 다하며 갤럭시 AI 확장과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 미래 준비를 병행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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