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일본산 철강재 전체 수입 철강재의 92% 차지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중국과 일본의 저렴한 철강재 공습으로 국내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현실적이라 판단하며, 국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지적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산 열연강판은 국내 제품과 비교해 평균 5~10% 낮은 가격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산 열연강판 또한 최근 수입산 저렴한 강판들의 대량 공급으로 가격이 하략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1t당 70만원대까지 내려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과 일본산 철강재 수입은 비중은 전체 철강재의 92%에 달한다. 각각의 수입 물량은 873만톤, 561만톤으로 전년 대비 각각 29.2%, 3.1% 늘어났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정부와 중국 철강회사가 보조금을 매개로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며 중국산 철강 등에 대한 관세 3배 인상 방침을 밝혔다. 이에 중국의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생산 능력 과잉론'이라는 것은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라며 "중국의 철강 산업은 주로 국내 시장 수요를 충족하는 데 입각해 있고, 수출을 촉진하는 어떠한 보조금 정책도 없다"라며 부인하는 상황이다.
중국산 강재에 이어 '슈퍼 엔저' 현상도 겹치자 국내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3일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3엔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의 상승은 엔화 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며, 지난달에는 34년 만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당분간 엔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대응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포스코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철강뿐 아니라 이차전지 소재 사업도 당초 계획 대비 상당히 시황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각 사업의 수익률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 기존에 수립돼 있는 투자도 전면적으로 점검을 해서 올해 투자비도 당초 계획 대비 일부 축소하고, 투자비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고금리 기조 지속, 중국 내수 경지 부진 및 회복 지연, 국내 건설 경기 등 영향으로 최근 철강 시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선제적 투자·고부가 강종 개발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고 수입 철강재의 유입으로 가격은 하락해 기업들의 마진폭이 축소되고 있다"며 "국내 철강 산업의 기술력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