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월 만기 채권 18조···발행 당시와 금리차 1%p 육박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사들이 자금조달에 활용하는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가 최근 반등했다. 설상가상 저금리 기조 하에 발행한 카드채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등 카드사들의 비용 관련 압박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3.805%를 기록, 2주 전인 지난달 16일(3.741%)과 비교해 0.063포인트(p) 상승했다.
여전채 금리는 올해 1월 19일(4.001%) 이후 추세적 하락세를 보이며 4월 1일 3.7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다음날 다시 반등, 이후 3.7~3.8%선에서 등락하며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여전채 금리가 들썩이는 이유는 크게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과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은행채 발행 급증 등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캐피탈채 등 여전채 발행이 늘어난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
여전채 금리가 좀처럼 안정화되지 못하면서 카드사들의 고심도 커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발행한 카드채 규모는 13조8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나 급증했다.
올해 들어 발행된 카드채의 평균 이율을 살펴보면 1~3월 모두 4%를 웃돌았다. 이후 4월 들어 3.868%로 하락했지만, 5월 들어 다시 3.935%로 반등한 상태다.
수신기능이 없어 자금조달 대부분을 외부차입에 의존하는 카드사의 특성상, 조달금리 상승은 고스란히 비용증가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로 호실적을 기록한 1분기와 달리, 2분기부터는 다시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환 리스크도 부담이다. 통상 카드사들은 기존 회사채 등의 만기가 도래할 경우 새로운 채권 등을 발행해 기존 채무를 상환(차환)하는 방식으로 만기를 연장한다. 이때 현재 발행 금리가 기존 채권의 발행 시점보다 높다면, 그만큼 이자비용이 증가하는 셈이다.
올해 남은 기간(6~12월) 만기를 앞둔 카드채 규모는 18조750억원이다. 해당 채권들의 평균 표면이율은 3.094%로, 지난 5월 발행한 채권들의 평균 이율(3.935%)과 비교해 0.841%p나 높다.
특히 올해 만기 채권 중 지난 2021년 이전 저금리 기조에서 발행한 채권들은 모두 10조5600억원으로, 평균이율이 2.002%에 불과하다. 해당 채권들을 5월 기준으로 차환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이자비용이 2041억원이나 늘어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여전채 발행이 늘었다기 보다, 작년 축소시켰던 것을 일부 회복시킨 것에 가깝다"며 "여전히 업권내 긴장감이 크고, 비용절감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업권 전반이 조달창구를 다변화시켜 조달리스크를 줄이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