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금통위] 8월 인하 기대 고조···인하 소수의견 등장할까
[미리보는 금통위] 8월 인하 기대 고조···인하 소수의견 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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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속 동결 전망 속 인하 소수의견·시그널 유무 관건
물가 둔화에도 고환율·가계부채 부담···불확실성도 커
연준 ‘피봇’ 시점, 환율추세, 2분기 GDP 등 변수 산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국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 여느 때보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물가상승률이 2.4%까지 둔화되면서, 금융여건 완화에 대한 당정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환율과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가계부채 등은 금리인하에 대한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할지 여부와, 8월 금리 인하에 대한 단서가 나올지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시장에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기존 3.5%에서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12회 연속 동결이다.

해당 전망의 핵심 근거는 높은 불확실성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139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을 들 수 있는데, 견조한 미 경기지표 속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유력시되면서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관세부과 및 대규모 감세로 물가상승률의 반등과 재정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미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렸으며, 그 여파에 환율의 추세적 레벨이 현재 1380원선까지 올라온 상태다.

기존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한은은 환율 수준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환율 레벨이 140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서면서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을 실시하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양상 속 섣부른 금리인하는 외인 자본의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는 만큼, 금리인하 관련 언급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역대 최대치를 재경신한 가계대출 역시 부담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09조6000억원으로, 한달새 6조원이나 급증했다. 특히 주담대에서만 5조7000억원이 증가했는데, 4월 총선 이후 대출금리가 하락하며 부동산 거래량과 가격이 회복세를 보인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황 속 섣부른 금리인하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 때문에 지난 2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 돼가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키도 했다.

다만 이번 금통위에서 주목할 부분은 소수의견이다. 시장에서는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소수의견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예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해당 전망의 핵심 근거는 둔화된 물가상승률이다. 6월 물가상승률이 2.4%까지 떨어지며, 작년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2.2%로 한은의 목표치(2%)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최근 당정의 금리인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 동결에도 주요국 금리 인하가 시작됐으며, 물가 하락으로 한은 금통위가 내세운 통화긴축을 이어갈 명분이 소실됐다는 것이 핵심 근거다. 이 때문에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강해질 것이며, 금리인하 시점도 오는 8월로 당겨질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먼저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처음 등재될 것이며, 한은이 8월 첫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에 대해 그는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목표치에 수렴하면 금리 정상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보다 빠른 인하는 부담이지만 펀더멘탈 측면에서 국내가 불리한 데다, 다른 주요국이 먼저 인하를 한 부분도 있다. 선제적 인하가 환율 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6월 물가상승률이 금리인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영역에 진입한 데다, 향후 물가 경로 역시 목표(2%)에 차츰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역시 연내 피봇 가능성이 높고, 이는 추세적 인하 사이클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은이 단순 시간격차를 의식해 인하 시기를 늦추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8월 인하를 점치기엔 성급하다는 반박도 나온다. 6월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원인에 정부의 가격안정화로 인한 일시적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특히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과, 기상여건, 유가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다시 헤드라인 물가가 재반등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분석된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가 금통위 이후인 오는 25일이라는 점도 변수다. 현재 시장에서는 1분기 GDP 서프라이즈로 인한 기저효과 등을 근거로 2분기 성장률이 0%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지난 1분기 GDP가 한은의 예상을 크게 이탈했던 만큼, 데이터 발표 전 금리인하에 대한 시그널을 내비치기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인하 기대가 있지만, 미국보다 먼저 인하에 나서긴 여전히 어렵다고 본다"며 "9월 미국의 금리 인하를 확인하고, 환율이 좀 더 안정화된다면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물가가 둔화됐지만 수출지표가 아직 양호한 만큼, 인하 시점은 3분기보다는 4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물가도 비교적 인하 여건에 부합하지만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원화 약세 부담과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고려하면 완만한 수준의 인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금리인하는 10월 한차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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