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김남선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가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의 근원은 흔히 관찰 가능한 경영 실패의 사례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 CFO는 지난 5일 소셜 네트워크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티몬과 위메프 사태를 두고 특정인의 도덕적 잘못 또는 마치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제도의 부재 탓으로 돌리려는 분위기가 강한 거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펀다멘털한 소비자 가치 제공보다는 근시안적인 외형 지표만 찍고 보려는 유형을 못이긴 꽤나 흔한 사례"라며 "아무리 규제를 겹겹이 쌓는다고 한들 다른 곳에서 또 다시 무너지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이어 "티몬과 위메프의 경우, 마켓플레이스 사업자로서 남기는 '당기의 수수료 수입'을 보다 더 큰 규모의 할인 혜택 등 '당기의 변동비'에 본인들의 미래를 위한 성장 재원을 전부 소진시켰을 정도로 중장기적인 소비자 가치의 증진은 등한시했다"고 꼬집었다.
김 CFO는 아마존과 쿠팡의 예를 들며 "이들은 선유입되는 자금을 후불하기 전까지의 '낙전' 이익을 중장기적 소비자 가치 증진을 위해 재투자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이라며 "결국에는 소비자가 더 좋은 물건을 더 싸고 편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사업 구조에다가, 차입 이자 비용을 절약 가능한 재무 구조까지 만들어내는 셈"이라고 전했다.
그는 "물론 근시안적이고 단기적인 행위를 부추긴 것에는 자본시장의 잘못도 크다"며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와 재무 구조인지를 따지기 보다는 단기적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와 GMV(총 상품 판매량)같은 표상만 쫓았던 때가 있었다"고도 말했다.
이어 "그런 극단의 거품은 비교적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이 마치 산업사를 지배해왔다고 착각하고 싶은 경향도 클 것"이라며 "중장기적이고 펀다멘털한 소비자 가치를 창출하기란 원래 어렵고 고단한 일인 반면, 단기적 수요를 유인할 '사탕'의 지급은 경영자의 고민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달콤하고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