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9% 급성장, 잠재력 크다"···현대차, 태국서 전기차 생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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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억원 투자해 내후년까지 현지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 설립
전기차 판매량 2020년 1056대에서 2023년 7만6366대로 '급증'
"현지 생산 체제 구축, 경쟁력 있는 전기차 적기에 공급하겠다"
현대차가 태국서 판매하고 있는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전기차 제조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태국에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태국투자위원회(BOI)로부터 현지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 설립 인가를 받았다. 투자 규모는 10억바트(약 386억원)고, 공장 위치는 수도 방콕 남동쪽에 있는 사뭇쁘라깐이다. 완공 시점은 내후년이다. 동남아 전기차 제조 허브를 목표로 전동화 전환을 추진 중인 태국 시장에서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태국 전기차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20년 1056대에 불과했던 전기차 판매 대수는 2021년 1935대(전년 대비 83.2%↑), 2022년 9678대(400.1%↑), 2023년 7만6366대(689%↑)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목표 대수는 13만대다.

태국 정부는 목표 대수를 달성과 동시에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전기차 제조 허브 정책을 추진하는 중이다. 현지에 전기차 또는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는 업체를 대상으로 세금 혜택을 제공해 2030년까지 현지에서 생산되는 차량 3분의 1을 친환경차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외국인 투자를 담당하는 태국투자위원회(BOI)는 "정부가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인 정책인 만큼 향후 5년간 2000억바트(약 7조7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가장 먼저 반응한 업체는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제조사 비야디(BYD)다. BYD는 지난 7월 방콕 남쪽 라용에 연간 1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하고, 생산에 돌입했다. BYD 측은 "전동화 전환에 기여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 태국 자동차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했다.

2022년 처음 태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BYD는 올 1~4월 기준 42%에 이르는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다. 현지 생산공장도 구축한 만큼 점유율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0.2%에 불과한 점유율을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 2월부터 아이오닉 5 본격 인도에 돌입했다.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해 소비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적기에 공급,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OI는 "현대차는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 중 하나다. 이런 업체가 태국을 전기차·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택한 배경에는 정부의 전기차 제조 허브 정책과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판단한다. 전동화 전환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지 부품 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긴밀히 소통해 부품의 3분의 1 이상을 태국 내 공급망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태국 일간지 더 네이션은 "현대차의 이번 투자 결정은 태국이 동남아 전기차 제조 허브로 거듭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품 공급 업체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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