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 하루만에 금고 예치금서 환수···400여곳 해당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시스템 오류로 지난 3년간 과지급된 공제 수당을 일방적으로 환수 조치하면서 이를 메워야 하는 일부 지역금고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중앙회의 시스템 오류로 발생한 문제임에도 환수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설명이 없었던 데다, 퇴사자 환수 요청 등 사후조치는 해당 금고에 일임하는 등 중앙회가 '나 몰라라'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내부 전산프로그램을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특정 공제상품에 대한 수당이 과지급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상품은 지난 2021년 4월 출시된 'MG 온그린 암공제'로, 지역금고 400여곳에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보험사업의 일종인 공제사업을 영위하면서 지역금고를 통해 공제상품을 판매한다. 각 금고는 하나의 법인으로 분류되지만, 금고에서 판매된 공제상품 관련 수익은 중앙회로 귀속되는 구조다. 대신 중앙회는 공제상품 판매 대가로 금고에 공제수당을 지급한다. 일종의 '성과급' 개념인 것이다.
통상 공제수당은 일시에 들어오지 않고, 공제상품 판매 이후 1년~1년6개월에 걸쳐 여러차례 지급된다. 상품마다 수당 지급 횟수와 기간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년6개월 안에는 대부분 지급이 완료된다는 게 중앙회 측 설명이다.
문제는 지난 2021년 4월 판매됐던 'MG 온그린 암공제' 상품에 대한 수당이 3년여가 지난 현 시점까지 지급됐다는 점이다.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지급기간을 훌쩍 넘겼고, 회차별 지급 액수도 과다 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일정 기준에 따라 지급기간이 끝나면 수당이 중단돼야 하는데 이후로도 계속 지급됐고, 각 회차에 지급돼야 할 금액도 과다 계상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오류를 발견한 중앙회는 지난 13일 관련 금고들에 3년치 과지급된 공제수당을 환수하겠다고 공문을 전달했다. 이어 공문 전달 하루 만인 14일 각 금고 예치금에서 공제수당을 환수했다. 갑자기 예치금에 '구멍'이 난 각 금고들은 이를 메우기 위해 부랴부랴 직원들에게 공제수당 환수를 요청했고,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직원들이 갑작스런 중앙회의 업무처리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와 연체율 악화 등으로 중앙회 차원의 금고 건전성 관리 강화 방안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회가 수당을 일시에 환수하면서 금고 운영의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중앙회가 금고 예치금에서 공제수당을 환수한 이후의 사후조치는 각 금고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금고 직원들이 퇴사자들에 대한 환수 조치와 공제 관련 연말정산 수정신고 등에 대해 중앙회에 문의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회 시스템상의 문제였던 만큼 직원들은 수당이 과지급됐다는 사실 자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새마을금고에서 다루는 공제상품이 한두개가 아닌 데다 매월 몇천원에서 몇만원의 수당이 계좌로 들어오다 보니 어떤 공제상품에 대한 수당인지 구체적인 내역을 알기 어려웠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관련해 중앙회 측은 "중앙회가 공제수당을 금고에 지급하면, 그 돈을 직원들에게 얼마나 어떻게 지급할지는 각 금고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반대로 환수 조치도 각 금고에서 자체적으로 별도 회계 절차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환수를 시행하는 절차상에서 충분한 안내가 없었다는 직원들의 불만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해당 금고에 대한 업무 등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게 금융회사 맞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