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200조원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고가차 판매 확대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양사는 올 4분기에도 수익성이 높은 친환경차, 여가용차를 앞세워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 3분기 매출 42조9283억원, 영업이익 3조58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 증가, 영업이익은 6.5% 감소한 수치다. 기아도 다음날인 25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3분기 매출 26조5198억원, 영업이익 2조88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0.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9%로, 업계 최고 수준의 고수익 체제를 유지했다.
양사의 올 3분기 합산 매출은 69조4481억원, 영업이익은 6조462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4% 늘고 영업이익은 3.5% 줄었지만, 두 업체 합산 1조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이 영업이익에서 빠진 걸 고려하면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3분기 누적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8조9080억원, 21조3681원으로 집계됐다. 1∼3분기 누적 매출이 200조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매출 개선 배경에는 친환경차, 여가용차 등 고가차 판매 확대가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제품군 강화와 북미 지역 투싼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한 20만1849대를 거뒀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출 상승은 하이브리드차 등 고부가가치차 중심 판매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개선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기아도 친환경차·여가용차 판매 비중 확대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카니발·스포티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5만5000대로 집계됐다"고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4분기에도 고가차 판매를 앞세워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경영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원가 개선 등 부문별 대응책을 실행해 연초에 밝힌 매출 성장률 4~5%, 영업이익률 8~9%의 연간 가이던스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친환경차 부품에 대한 중장기적 원가 개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의 경우 4분기 전망을 반영해 연초 밝혔던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경영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105~110조원(기존 101조1000억원) △영업이익 12조8000억~13조2000억원(기존 12조원) △영업이익률은 12% 이상(기존 11.9%)이다. 이에 따른 양사 합산 연간 가이던스는 매출 271조9000억∼280조1000억원(기존 270조3000억∼271조9000억원), 영업이익 26조3000억∼28조6000억원(기존 25조5000억∼27조4000억원)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수요 감소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꾸준한 체질 개선 노력으로 견고한 기초 체력을 갖춰 대응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치밀한 내부 진단 및 과감한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