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선임 등 주요 비용 상승, 내년 실적에 부정적 영향 줄 전망
유럽공장 가동률 높인 넥센타이어 상승세···미국공장 부재는 변수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타이어 업계가 올해 고인치·전기차 타이어 등 고수익 제품 수요 확대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다만 우상향 중인 재료비·선임 등 주요 비용 상승이 내년 상반기 가시화하며 일부 업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7133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0% 늘어난 수치이자 역대 최고치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44.7% 늘어난 5948억원이고, 넥센타이어는 22.4% 증가한 2289억원이다.
타이어 업계의 이 같은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고인치·전기차 타이어 등 고수익 제품 수요가 뒷받침한 결과다. 특히 2020년을 기점으로 보급이 확대된 전기차 타이어 교체 주기(4년)가 도래하고 있는 점도 수익성 극대화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전기차 교체용 타이어 가격은 일반 교체용 타이어 대비 15~20%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증권가는 타이어 업계 실적이 내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본다. 재료비·선임 등 주요 비용 상승에 따른 감익 영향이 내년 1분기부터 가시화할 수 있어서다. 한화투자증권 김성래 연구원은 "내년 1월 전까지 유럽산림벌채규정(EUDR) 준수를 위한 천연고무 물량 확보 및 부타디엔 수급 영향 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지속 상승 추세, 올 상반기 물류비 수준을 기준으로 갱신한 운임 단가 계약분 점진적 반영과 중동 등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운임비 추가발생 영향 등이 내년 마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특히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 본계약 체결 및 미국과 헝가리 공장 증설에 따른 자본적 지출 등 3조원에 육박하는 차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타이어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6688억원으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대비 2.6% 정도 하락한 수준이다. 금호타이어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1.9% 줄어든 5836억원으로 나타났다. 넥센타이어의 경우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2761억원을 집계되며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와 비교해서 20.6% 늘어날 전망인데, 유럽 2공장 가동률 향상과 이로 인한 수익성 개선이 반영된 수치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타이어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내 생산 공장이 없는, 유통망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강력한 관세 정책을 예고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 이후 관세 폭탄을 현실화하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넥센타이어를 강타할 것"이라며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미국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6%인데, 관세로 인해 현지 판매 가격이 비싸지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