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새 먹거리 '로봇사업' 본격화···'착용로봇' 대량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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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테크데이서 엑스블숄더 공개···국내외 생산 부문 우선 공급
판매처 확대 시점은 내년부터, 해외 시장 진출 시기는 2026년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가 지난 27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현대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열린 '로봇테크데이'에 참석해 착용로봇 '엑스블숄더'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문영재 기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현장 근로자들의 요구조건을 고려해 만든 착용로봇입니다."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지난 27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현대모터스튜디오고양에서 열린 '로봇테크데이'에 참석해 착용로봇 '엑스블숄더'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근로자 능률을 올리면서 동시에 근골격계 부담은 낮춰주는 산업 현장의 든든한 동반자"라고 강조하면서, "자동차를 포함한 전 산업 현장 근로자가 엑스블숄더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보급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가 미래먹거리로 낙점했던 '로봇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착용로봇인 '엑스블숄더'를 공개하고 근로현장에서 착용로봇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기업들에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공급 대상은 현대차·기아 생산 부문이다. 두 기업에서 먼저 착용로봇의 활용한 후, 이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처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현 상무는 "내년부터 현대차그룹 전 계열사는 물론 건설·조선·항공·농업 등 타 분야 기업까지 판매처를 넓혀 나가겠다"며 "구매 희망 기업은 28일부터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홈페이지를 통해 상담 가능하고, 출고는 내년 중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후년에는 국내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매제품은 착용로봇은 '엑스블숄더'와 '맞춤형솔루션'이다. 이중 맞춤형 솔루션은 로보틱스랩이 구매 희망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 하드웨어 제품인 '엑스블숄더'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장 상황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지원하는 방식인 셈. 구체적으로 모션센서를 활용, 작업자의 실제 동작을 측정하고 작업 중 근육과 관절의 부하를 수치화해 공정에서 엑스블숄더 부하 경감 정도를 평가지표 등으로 제공한다.

현 상무는 "향후 엑스블숄더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등 기술개발은 물론 착용로봇 제품군을 확대해 관련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엑스블숄더 (사진=문영재 기자)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2018년 연구에 착수, 2022년부터 시제품을 활용해 현대차·기아 생산 부문에 시범 적용한 엑스블숄더는 300여명에 달하는 현장 작업자의 각종 요구조건을 반영한 끝에 완성한 첫 착용로봇이다. 보조력은 전동 시스템 대신 '근력보상모듈'을 달아 생성한다. 해당 모듈은 크랭크축과 인장스프링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멀티링크로 구성된다.

근력보상모듈이 작동하면 인장스프링에서 방출된 탄성에너지가 멀티링크를 거쳐 크랭크축에 회전력을 전달하는데, 이렇게 생성된 회전력이 사용자 어깨, 팔꿈치 근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윤주영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관절로보틱스팀장은 "어깨 관절과 전∙측방 삼각근 부하를 각각 60%, 30%를 줄일 수 있다"면서 "멀티링크의 각 링크 길이와 결합 위치 조정으로 작업 환경별 최적의 보조력 생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감재는 고성능 차량에 쓰이는 탄소복합재다. 팔 받침 등 사용자 몸에 직접 닿는 부분은 차량 크래시패드에 쓰이는 내충격성재를 써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충격에도 인체 손상을 최소화했다는 게 윤 팀장의 설명. 그는 "제품 무게는 1.9킬로그램(kg)이고, 착용자 신체 조건에 따라 본체 길이를 406밀리미터(mm)부터 446mm까지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내구성 측면에서는 자동차 평가 기준을 접목 3개월 단위로 60만회 이상의 내구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시험마다 회전력 변화를 측정해 품질 변화 양상을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시 이후에도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 관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예기치 못한 고장 발생 시에는 적극적으로 개입해 개선 부분을 찾을 거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커스터머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착용로봇 시장규모는 2024년 24억달러 수준에서 2033년 136억달러로 4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제조업 외에도 의료 및 건강관리,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어서다. 현대차·기아는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에 선보이는 엑스블숄더에 이어 무거운 짐을 들 때 허리를 보조하는 엑스블웨이스트, 보행약자의 재활을 위한 엑스블멕스 양산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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