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유플러스도 'AI 휴먼 스튜디오'·'화물잇고' 등 서비스 종료
미래 먹거리 사업 잔가지 정리···AI 신사업 위해 '선택과 집중'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통신 본업의 성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통신업계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며 군살 빼기에 나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과를 지켜보는 단계인 개시 1년 이내 서비스도 과감히 정리해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모두 신사업을 포함해 비교적 성과가 저조했던 비주력 산업들을 정리하고 있다.
SKT는 연내 출시를 앞뒀던 천문 전용 콘텐츠 서비스 '스타허그'의 베타 서비스를 종료한다. 스타허그는 원격 관측소를 통해 천체망원경 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상·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 4월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를 실시했으나, 현재는 기관이나 지자체 등이 기술적 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제공하던 사전체험판 앱도 마켓에서 내려간 상태다.
또 회사는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펫토닥'서비스도 내달 23일 종료할 방침이다. 반려동물 진단 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와 시너지를 기대하며 지난 1월 베타테스트에 돌입했으나, 예상만큼의 효과가 발생하지 않자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다.
KT 역시 오는 31일 가상인간 동영상 콘텐츠 제작 플랫폼 'AI 휴먼 스튜디오' 서비스를 출시 1년 만에 종료하는 등 성과가 부진한 일부 사업들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복잡한 촬영이나 편집 과정 없이 생성형 AI로 제작한 AI 인간과 음성을 선택하고 텍스트 입력만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게 해준다.
동시에 AI 목소리를 합성해주는 'AI 보이스 스튜디오'도 내년 3월 31일 서비스 운영을 종료한다. 이외에도 KT는 지난 3월 구현모 전 대표 체제에서 진행된 NFT(대체불가토큰) 플랫폼 '민클'을 시작으로 6월 상권 분석 플랫폼 '잘나가게', 8월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 등의 서비스를 잇따라 종료해왔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야심차게 내놓은 화물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의 서비스를 내년 1월 19일부로 중단한다. '화물잇고'는 화물 중개·운송에 필요한 모든 프로세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DX(디지털 전환) 플랫폼으로, 이를 통해 3년 내 1500억원 이상의 매출 규모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AI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 등 AI B2V(기업 간 거래) 분야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이처럼 통신 3사가 빠른 속도로 정리하는 것을 두고 업계는 AI 신사업 추진을 위한 비용 확보를 원인으로 분석한다. 통신 본업의 성장이 크게 둔화하며 각 사가 저마다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써왔는데, AI가 통신 업계의 성장 활로로 지목되며 잔가지를 정리하고 주력 신사업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의 미래를 결정짓는 AI 서비스가 '골든 타임'을 지나고 있고, 기업 간 속도전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5G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 당장 신사업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성과가 적은 사업부터 정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