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 CEO 7명 떠났다···건설업계, 세대교체 바람
10대 건설 CEO 7명 떠났다···건설업계, 세대교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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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임기 만료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물러나고
1970년대생 이한우 부사장 내정···'파격 쇄신 인사' 평가
현엔도 재무통 주우정 신임 대표···대우‧DL‧SK 등도 교체
아파트 건설 현장.(사진=서울파이낸스DB)
아파트 건설 현장.(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건설 불황에 대형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최고경영자(CEO)들을 교체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CEO가 선임되면서 향후 임원을 비롯한 조직 구성원 또한 상당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 10대 건설업체 가운데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8개사가 지난해 말과 올해 CEO 인사를 완료했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전문경영인 체제를 끝내고 총수 4세 허윤홍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말 박현철 대표이사 부회장이 유임됐다. 

업계 2위 현대건설은 지난달 15일 현대자동차그룹 정기 인사에서 윤영준 전 대표이사 사장의 후임으로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전무)을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에 내정했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한 윤영준 대표 임기가 2027년 3월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 대표가 1970년생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윤 사장이 1957년생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 성격이 강하다. 1970년대생이 현대건설 사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인사 혁신'을 통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고 본다. 공사비 급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리스크에 따라 회사의 올해 1~3분기 영업이익(5125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이 대표는 현대건설이 집중하는 에너지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주택사업 활성화와 내부 리스크 관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도 홍현성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주우정 부사장(기아 재경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 185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실적 개선이 시급한 만큼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주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1964년생인 주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을 새롭게 이끌 주 대표는 재무 구조 개선과 해외 사업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주택사업에서는 분양 물량 관리와 선별 수주를 통한 수익성을 개선하고 신사업으로는 소형 모듈원자로(SMR) 등의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3위 대우건설은 지난달 5일 백정완 사장의 사임과 함께 총수 일가인 김보현 전 총괄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김 대표는 1966년생으로, 1963년생인 백정완 사장보다 3살 어리다. 김 대표는 2021년 대우건설 인수단장으로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과정을 총괄했다. 2022년 중흥그룹 편입 이후에는 대우건설 고문직을 1년간 역임했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 △GS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 대형건설사들이 잇따라 수장을 교체했다. 대부분 업계 불황으로 인한 실적 악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책임경영 강화를 통해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DL이앤씨는 LG전자 출신 서영재 전 대표이사를 선임한 지 석 달 만인 지난 8월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재선임했다. 서 대표의 선임 당시 DL이앤씨는 실적 악화를 이유로 마창민 전 대표이사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박경일 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김형근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1970년생인 김 대표는 SK에코플랜트와 투자자 계약 조건 등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를 2026년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취임헀다. 특히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는 예년보다 빠른 조기 인사를 실시하며 임원 규모를 축소 조정했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지난해 경영 일선에 등판해 업계 최연소 경영자로서 이름을 올렸다. 1979년생인 허 대표는 2002년 GS칼텍스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사원 기간을 거쳐, 2005년 GS건설에 입사해 재무, 경영혁신, 플랜트사업 등 회사의 여러 분야에 걸친 다양한 사업 및 경영관리 경험을 쌓아왔다. 

허 대표 체제 아래서 회사는 조직 세대 교체 및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27일 6본부를 3본부로 줄이는 조직 효율화를 단행하고 임원 수도 감축했다. 허 사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담당 임원을 통한 조직 쇄신의 메시지도 전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악화와 공사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 감소로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통상 사내이사 임기 1년으로 올해 3월 선임된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을 제외하고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과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의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당사 CEO 인사 배경을 언급하기란 어렵지만 외부적으로는 건설업 불황에 따라 분위기 쇄신과 세대교체 인사를 위한 조치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전방위적으로 국내외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인적 쇄신을 통해 경영 전략을 새로 짜고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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