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증가율 5.3→4.3%···반도체 수요회복 더뎌
이익률 4.0→5.8%···가격 상승, 고사양 제품 판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3분기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이 둔화된 반면, 수익성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딘 반도체 수요회복 등으로 매출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에 단가가 올라 이익률이 개선됐단 진단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올해 7~9월 국내 외감기업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평균치(3.7%)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전분기(5.3%)와 비교해 둔화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2분기 7.3%에서 3분기 4.9%로 축소되며, 전체 둔화세를 주도했다.
한은 관계자는 "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와 수출단가 상승에도, PC‧스마트폰 등 범용 반도체의 더딘 수요 회복으로 기계·전기전자 부문의 매출 증가세가 둔화됐다"며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제품가격 하락 및 공급과잉 지속 등으로 매출이 감소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제조업 부문의 매출 증가율은 2.6%에서 3.5%로 소폭 확대됐다. 대형 전자상거래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도소매업 부문의 매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5.4%→4.7%)과 중소기업(4.6%→2.4%) 모두 매출 증가율이 축소됐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총자산 증가율도 0.4%로, 전년 동기(2.1%) 대비 크게 둔화됐다.
주목할 점은 수익성이 오히려 개선됐다는 점이다. 3분기 외감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8%로 전년 동기(4.0%) 대비 1.8%포인트 확대됐다.
이 중 제조업은 기계·전기전자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확대(4.0%→6.1%)됐으며, 비제조업 역시 운수업 위주로 증가폭(3.9%→4.8%)이 커졌다. AI‧서버용 고사양 제품 판매 증가 및 반도체가격 상승, 환율상승, 고부가가치 선박수주 및 신조선가 상승, 유가하락에 따른 항공운송 연료비 절감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안정성 부문에선 평가가 다소 갈린다. 3분기 외감기업들의 부채비율이 87.8%로 전분기(88.9%)와 비교해 소폭 하락한 반면,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25.2%에서 25.4%로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