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주관사 한화투자증권 CB 갚으려 유증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지난 2월 기술특례로 상장한 이에이트(E8IGHT)가 상장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주가가 희석될 가능성에 일반주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예정됐던 65억원 가량의 세종 스마트 시티 사업이 발주처의 사정으로 내년으로 밀리는 등의 문제로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사업 계획이 지연되면서 이에이트의 예상 매출액(164억원)과 실매출액의 괴리가 130억원 가량 발생해 제 2의 파두사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에이트는 지난 13일 장 마감 후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첫 거래일에 1960원(24.68%) 떨어져 5980원에 마감했다. 다만 다음날 소폭 상승해 전날 종가는 6010원에 마무리했다.
회사는 320만주를 발행하는 주주 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5530원,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는 약 0.33주다.
상장한 지 1년도 안된 기업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상장은 기업의 자금 조달 통로인데, 1년이 채 되기 전 유증에 나선 것은 IPO 과정에서 자금 사용 계획을 섬세하게 따지지 못했다는 것은 시인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에이트의 경우 상장 당시 공모가는 2만원이었으나, 이번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5000원대로 기재돼 향후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이트 관계자는 "전환사채 풋옵션과 약 65억원 가량의 매출이 집계될 예정이었던 세종 스마트시티 사업이 내년으로 밀린 것이 유상증자의 주요한 원인이 됐다"며 "이에 연초 예상 대비 약 135억원 가량이 미스매칭 생겼다"고 설명했다.
세종 스마트시티 사업은 세계 최초 민간 주도형 국가시범도시 조성사업으로, 이에이트는 2020년 10월 세종5-1생활권 사업을 수주했다.
사업 지연으로 예상 매출액 달성도 요원하다. 회사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6억원으로, 올해 예상 매출액(164억원)의 10%에 불과하다. 135억원의 가량의 매출 미스매칭으로 인해 올해 이에이트 매출액은 29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이트의 사례는 뻥튀기 상장 논란을 일으켰던 파두와 흡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파두의 경우 상장 당시 연간 매출액을 1202억9400만원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2분기 매출액은 5900만원, 3분기 매출액은 3억3000만원에 불과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이에이트는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176억원 중 106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쓰지만, 나머지 70억원 가량은 채무를 갚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이에이트는 발행가액 기준 총 59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에이트는 공시를 통해 "1~3회차 전환사채 전부 조기상환청구 기간에 해당된다. 이번 유상증자 납입일 이전에 조기상환청구가 발생할 상황을 대비해 현재 다수의 금융기관과 브릿지론을 논의 중"이라며 "유증 납입전 조기상환청구가 발생한다면 해당 브릿지론을 통해 전환사채 상환 후 금번 유상증자 대금은 브릿지론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억원 규모의 1회차 CB는 상장주관사였던 한화투자증권이 발행한 것이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이에이트 상장 전인 2022년 보통주 8만4816주에 약 16억원을 투자했으나, 올해 2분기에 모두 매도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상장 당시 3개월 후 공모가의 90% 밑으로 하회하면 주관사가 이를 다시 사들이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했지만, 동시에 자신들이 투자한 보유분을 시장에 처분했다.
이번 유상증자 주관사는 키움증권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