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아시아기업거버넌스협회(ACGA)가 대한민국 국회에 상법 개정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ACGA는 100여개 장기투자자들이 주요 회원이고 이들의 운용자산 합계는 40조달러(약 5경7900조원)에 이른다. 이는 국민연금 운용 자금의 51배, 우리나라 GDP의 24배에 이른다.
23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ACGA는 공개서한에서 상법개정 절차 지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이사회의 모든 주주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강조했다
ACGA는 서한을 통해 △지분 규모가 상당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창업 가문이 행사하는 과도한 권력 △회사와 창업가문·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은 이사회에 주어지는 권한 △주주 승인 필요한 안건의 경우에도 주주들에게 주어지는 제한된 권한 △소수주주들이 경영진과 이사회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의 부재 등에 대해 우려했다.
이 밖에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도록 지지했고 독립이사 수의 증가에 대해 찬성했다. 지난달 25일 거버넌스포럼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ACGA 한국리서치헤드는 집중투표제 찬성 의견을 밝혔다. 거버넌스포럼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추구하는 ACGA 의견에 모두 공감한다고 밝혔다.
거버넌스포럼은 "지배주주는 낮은 주가에도 퇴출당하지 않고 계속 지배권을 향유하지만 1500만 투자자, 2200만 국민연금 가입자, 5200만 전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ACGA는 후퇴하는 기업거버넌스 개혁을 핵심 이유로 꼽으며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시장과 기업들의 존재감 하락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특히 2016년 MSCI 이머징마켓 인덱스 비중이 16%로 중국(17%)과 근소한 2위였던 한국 비중이 현재 9%로 하락해 국가 순위 및 비중도 중국(25%), 인도(20%), 대만(19%)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ACGA는 10% 미만이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의미있는 시장으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거버넌스포럼은 "최근 환율 급등, 주가 하락 등 경제 불안도 현 정부와 여당이 일부 패밀리 로비에 휘둘려 연초 약속했던 상법개정 등 거버넌스 개혁 약속을 저버린 탓이 크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이들에 대한 신뢰가 깨져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거버넌스를 개혁하면 외국인 자금 대규모 유입돼 주가 회복, 환율 안정, 소비 및 투자 심리 함께 살아난다"며 "국회는 수십, 수백 곳 패밀리 편을 들 것인지 5200만명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할 것인지 2025년 초 선택하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