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삼성‧현대 자존심 건 '한남4구역'···용산구청 제동 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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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청, 26일 조합‧시공사 소집···과열 경쟁 계도 시행
홍보관 경쟁부터 비방전, 불법 홍보까지···"소명 청취 예정"
17년 만에 자존심 경쟁 격화···한강변 '한남뉴타운' 상징성
(사진=오세정 기자)
(사진 왼쪽부터) 삼성물산 '래미안글로우힐즈한남' 홍보관, 현대건설 '디에이치한강' 홍보관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차지하기 위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자존심 싸움'으로 격화하고 있다. 시공사 선정 기준을 위반하는 홍보관 운영과 불법 홍보 등 잡음이 끊이질 않는 모습이다. 이에 용산구청은 조합과 양사 관계자들을 소집하고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지난 24일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홍보관을 열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돌입한 가운데 용산구청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조합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관계자들을 소집해 홍보관 운영 및 개별 홍보 건으로 계도를 시행한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홍보관, 개별 홍보 문제와 더불어 경쟁이 과열되며 민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조합과 시공사 측에 과열 자제를 요청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근 용산구청은 한남4구역 조합에 시공사 선정 기준에 따라 개별 마련한 홍보관을 1개로 줄여 공동 운영할 것을 요구했다. 또 각 시공사에는 개별 홍보관을 운영할 경우 개별홍보로 판단될 수 있으니 불필요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바란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과열 경쟁을 막고 공정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지난 11월 중순 입찰 마감 전부터 행정 계도와 주의를 지속적으로 제기했으나 조합 측과의 이견이 발생해 법률자문을 하는 과정이 2~3주 걸렸고 최근 조합 측으로부터 회신을 받은 만큼 지난주 공문을 보내고 이날 관계자들을 소집하는 것"이라며 "조합 측으로부터 홍보관을 개별 운영하겠단 답변을 받았지만 현재 구청은 홍보관을 1개소로 운영하라는 방침이 바뀌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진=오세정 기자)
삼성물산 '래미안글로우힐즈한남' 홍보관 (사진=오세정 기자)

하지만 조합 측은 법무법인에 자문을 구했을 때 문제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민병진 한남4구역 정비사업조합장은 "홍보관의 위치와 규모에 대해서는 각사 자율에 맡긴다는 답변서를 보냈고 지금까지 이 지침에 따라 진행돼 왔다"면서 "이번 구청의 공문에 대해 법무법인에 법률자문을 했고, 시공사의 신청을 받아 정비구역 인근에 시공사 별로 각각 1개소의 홍보공간을 제공 할 수 있다는 검토의견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합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지난 24일 건설사들은 홍보관을 예정대로 열었다. 현대건설은 과거 크라운호텔 부지 전체를 '디에이치한강' 홍보관으로 활용하며 압도적인 규모를 선보였다. 삼성물산은 녹사평대로변에서 한남뉴타운 진입로에 있는 브라이틀링 타운하우스 최상층에 '래미안글로우힐즈한남' 홍보관을 마련해 조합원들을 맞이하고 있다.

문제는 용산구청의 우려대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은 과열 기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홍보관에서는 양 건설사가 상대 건설사의 모형도를 설치한 후 비판을 쏟아내는 비방전이 이어졌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 설계가 건축물 높이 기준과 건축선, 층수를 위반한 만큼 설계 변경이 불가피하며 기본적인 정비계획조차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대건설 설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일부 블록 지하층이 지하로 인정받지 못하고 1층으로 올라와야 하는 수준"이라면서 "서울시가 한강 변 첫 동에 대해 층수 규제하는 상황에서 지하로 계산한 층수가 지상이 되면 그만큼 용적률이 손해"라고 지적했다.

(사진=오세정 기)
현대건설 '디에이치한강' 홍보관 (사진=오세정 기자)

현대건설은 삼성물산의 조합원 100% 한강 조망 조건이 현실 불가능하단 점을 들고 삼성물산이 설계한 'O타워'에 대한 지적을 제기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삼성물산 O타워 설계는 창문 바로 옆에 기둥이 있어 시야가 가려지고 그늘이 지게 돼 있다"면서 "또 삼성 설계도를 분석해보니 최대로 해도 한강 조망은 650가구에 불과하고 삼성물산이 제시한 한강 조망 가구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불법 홍보 문제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용산구청은 올해 10월 21일 시공사와 조합 관계자들을 소집해 개별적인 형태의 홍보 활동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시공사의 불법 홍보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면서 묵과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온 것으로 풀이된다. 만일 조합이 관련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서울시 등 관리감독권자는 조합 점검반을 구성해 운영 방식을 점검하고 위법 사항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오늘은 조합 측 입장과 각 시공사의 소명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로, 추후 조치나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오세정 기자)
삼성물산 홍보관 내 설치된 현대건설 '디에이치한강' 모형도와 현대건설 홍보관 내 설치된 삼성물산 '래미안글로우힐즈한남' 모형도 (사진=오세정 기자)

업계에선 남은 홍보 기간 동안 양 건설사가 네거티브를 서슴지 않는 '난타전'이 펼쳐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경쟁 입찰의 특성상 승기를 잡기 위한 출혈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 외에도 이번 수주전은 시공평가능력(시평) 순위 1, 2위를 다투는 양 사의 이름을 건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실제 양 사가 서울 정비사업사업지에서 정식 맞붙은 것은 2007년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 사업 이후 17년 만이다.

특히 '한남 뉴타운'이 가진 상징성도 양사의 출혈경쟁을 야기하는 데 주효한 요인이다. 총공사비가 1조5000억원을 웃도는 데다 한강변 주요 입지로 꼽히는 한남뉴타운에 깃발을 꽂는다는 상징성이 시공사로선 놓치기 아쉬운 기회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해를 여는' 수주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연내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여의도·목동·압구정·성수지역에서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입지적으로 한강변에 위치한 대규모 사업으로 몇 안되는 입지라는 점과 함께 향후 압구정이나 여의도 등에서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한 초석으로 보고 전략적인 접근을 하는 것 같다"면서 "조합이 볼 때 시공사 선정 시 서울 내 하이엔드 아파트를 조성할 수 있는 시공사들을 시평 5위권 건설사라고 본다면 한남뉴타운이 주요 롤모델이 될 수 있는 데다 건설사 입장에선 브랜드 깃발을 꽂는다는 성격도 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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