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야구·축구 팬 겨냥 '스포츠 특화점'
"특별한 경험 제공·브랜드 경쟁력 강화"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편의점 업계가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Great Experience' 전략 기조에 맞춰 선보인 '플레이어블(play+able)'한 특화 매장이 늘고 있다.
상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매장을 넘어 소비자가 체험하고 놀이형 콘텐츠를 즐기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경험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와 이색 체험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 관광객을 겨냥한 특화매장은 입소문을 타고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가 연달아 내놓고 있는 '스낵 라이브러리'는 K-푸드를 좋아하는 외국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에게 K-푸드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한국 문화를 제대로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
주요 관광지로 꼽히는 홍대에는 '라면 라이브러리(CU홍대상상점)'가 운영 중이다. 이 매장은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초대형 라면 전용 진열장과 컵라면 모양의 시식대를 배치해 독특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는 봉지라면보다 컵라면 구매자가 많지만, 이곳에서는 즉석에서 끓여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봉지라면을 구매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일반 편의점에서 봉지라면의 상품 수가 평균 30종인 반면, 라면 라이브러리는 120개 정도를 구비해 소비자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CU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인당 라면 구매 개수는 4~5개에 달한다. CU홍대상상점은 한 달 약 1만5000개의 라면이 팔리며, 지난해 12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이 14만 개를 넘었다.
이곳을 방문한 한 외국인은 "한국의 라면이 이 정도로 다양한지 몰랐다"며 "매운 라면을 종류별로 골라 비교해 보는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이곳을 찾은 내국인 A씨는 "라면이 땡길 때마다 꼭 오는 곳"이라며 "라면이 100종이 넘게 있는데 아직 못 먹어본 것들이 많아 모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 지하 1층에는 약 70평 규모의 CU 편의점이 있다. 매장 전면에는 'MUST BUY'(꼭 사야 하는)이라는 추천템이 놓여 있고, 매장 절반을 차지하는 스낵 라이브러리에는 오리온, 롯데웰푸드, 농심 등에서 출시한 약 480여 종의 과자들이 진열장을 가득 채웠다. 매장 또 다른 한편에는 약 100여 종의 라면 라이브러리가 있다.
엔터테인먼트 특화 편의점인 뮤직 라이브러리 'CU 에이케이&홍대점'은 K-POP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매장 정면에 K-POP 가수들이 등장하는 영상을 소개하고, 매장 한편에 굿즈와 음반 등을 판매한다.
편의점 업계의 또 다른 대표 브랜드 GS25 역시 특화 매장 개발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GS25는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에 스마트 기술 기반 미래 체험형 매장 '그라운드블루49'를 열었다. '2070년의 편의점'이 모티브로, 입구에 들어서면 포토 카드 인화 머신, 라테 로봇 등 각종 로봇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매장의 'K-누들 챌린지 스테이션 구역'에선 라면의 맛을 4단계로 나눠 진열한 방식이 독특한 느낌을 준다.
GS25는 스포츠 팬을 겨냥해 한화이글스와 LG트윈스와 협업한 야구 특화 매장도 운영 중이다. LG트윈스 매장은 LG트윈스의 홈구장인 잠실 야구장 인근에 위치한다. 프로축구 구단 울산HD와 손잡고 축구 특화 매장도 지난해 선보였다. 매장에는 선수들의 라커 룸을 재현한 공간과 해당 팀의 우승 및 역사를 기록한 포스터 등이 장식돼 있다. 이들 매장에선 해당 팀의 굿즈도 판매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특화 매장의 취지에 대해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 일반 편의점을 고를 때도 GS25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패션 관련 이색 편의점을 오픈했다. 세븐일레븐은 패션·뷰티 특화 매장인 '동대문 던던점'과 이를 가맹점에 적합하게 변형한 '뉴웨이브 오리진점'을 지난해 9월, 10월 각각 오픈했다. 기존 편의점에서 취급하지 않던 뷰티 브랜드(화장품) 등을 판매한다. 이마트 24는 지난해 9월 말 넥워머, 수면양말, 귀마개, 패딩 목도리, 패딩조끼 등 겨울철 수요를 겨냥한 '편웨어(편의점+의류)'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2023년부터 편의점 내 패션 카테고리의 규모를 꾸준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들 관계자는 "일반 편의점은 먹거리 매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편의점에서 패션·뷰티 상품을 내세우는 것은 매우 실험적인 도전이다"라며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근거리 생활 밀착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목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