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30.6% 급증···승용차·화공품 감소폭 축소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작년 12월 경상수지 흑자가 123억달러를 돌파하며 동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IT품목의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발목을 잡던 승용차와 화공품 등의 수출 감소세가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한은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23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12월 기준 역대 최대규모로, 전월(100억5000만달러)과 비교해 증가폭도 확대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상품수지는 104억5300만달러로, 21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전월(98억8000만달러)과 비교해도 흑자폭이 확대했다.
이 중 수출은 633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6%나 증가했다. 15개월 연속 증가세로, 증가폭도 전월(0.8%) 대비 크게 확대됐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등 IT품목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승용차나 화공품 등 비 IT품목의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증가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품목별로 보면 정보통신기기(37.0%)와 반도체(30.6%) 등이 크게 증가했으며, 승용차(-5.8%), 기계류·정밀기기(-6.3%), 석유제품(-11.9%) 등은 감소했다. 화공품은 0.4% 감소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5.4%), EU(15.2%), 중국(8.6%), 일본(6.1%), 미국(5.5%)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증가세가 나타난 것이 특징이다. 이 중 중국과 미국, 일본 등은 증가 전환했다.
수입도 528억7000만달러로, 일년새 4.2%나 늘었다. 원자재 부문의 수입이 9.6%나 줄었지만, 자본재 증가세(24.4%)가 확대됐다. 여기에 소비재도 증가(1.2%)하면서 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12월 서비스수지는 21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며, 적자폭도 전월(-19억5000만달러) 대비 확대됐다. 이 중 여행수지는 9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겨울방학철 등 해외여행 성수기 영향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단 설명이다. 다만 운송수지는 1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도 47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전월(24억1000만달러)과 비교해 흑자폭도 두배 가량 늘었다. 증권투자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흑자폭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