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정책 여파 단기·장기 엇갈려···2월 CPI '주목'
M7 종목 혼조세···국제유가, '6개월 저점' 벗어나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정책에 뉴욕증시가 장중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이틀째 하락 마감했다.
미국과 캐나다 정부 사이에 보복 관세 부과를 놓고 난타전이 펼쳐진 가운데 막판 매도세에 결국 반등에 실패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8.23포인트(1.14%) 하락한 4만1433.4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2.49포인트(0.76%) 떨어진 5572.0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2.23포인트(0.18%) 하락한 1만7436.1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주목했다.
장 초반 오름세로 출발해 전날의 충격에서 빠져 나오는 듯했다.
하지만 캐나다에 대한 고강도 보복 관세 예고, 협상과 철회, 그리고 강행을 반복하면서 지수가 롤러코스트를 타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2일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날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으로 공급하는 생산 전기 가격을 25% 올리겠다고 한 데 대한 보복 대응이다.
이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 장관과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 주지사가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듯하면서 지수는 잠시 오름세를 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캐나다에 대한 고강도 관세 조치를 완화할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라가락 관세 행보에 투심도 갈팡질팡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 막판 "시장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지만 우리는 나라를 재건해야 한다"며 관세정책을 밀고 나가겠다"는 의중을 드러내는 '뒤끝"을 보이자 살라나려던 투심은 다시 가라앉고 말았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구인 건수는 전월과 큰 변동 없어 노동 시장이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노동부의 1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계절 조정 기준 구인 건수는 774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750만건)보다 약 24만건 증가한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도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이 확인된 것은 그나마 긍정적인 재료였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30일간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휴전하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러시아가 이에 합의하면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은 본격적으로 종전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소식에 지수는 한때 낙폭을 좁히기도 했지만 막판에 쏟아진 매도세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가능성은 29.3%로 낮아졌다. 전날 마감 무렵엔 39.0%였다.
이제, 투자자들은 12일 공개되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월 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9% 각각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2% 각각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하는 데 있어 진전을 보이기를 고대하고 있다.
관세전쟁으로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연준이 금리 인하로 대응할 여력이 생긴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서다.
이날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성장주인 기술주 대신 우량주와 가치주, 전통 산업군의 낙폭이 특히 컸다.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의 경우 혼조세를 보였다
전날 폭락했던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애플 등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엔비디아는 장중 4%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다가 1.67% ㅇ른 채 장을 마쳤다.
전날 5.1% 급락하면서 1년 뒤 예상 주당순익(EPS) 대비 주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주가수익배율(PER)이 급격히 떨어진 가운데 저가 매수가 몰린 것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엔비디아 PER은 현재 22.9배 수준으로 S&P500 평균 20.3배를 소폭 웃돌지만 지난 5년 평균치 40배를 크게 밑돈다.
애널리스트들은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며 '매수'를 권고하고 있다.
전날 15% 폭락했던 테슬라는 3.80% 급등했다
테슬라는 트럼프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자신의 신뢰와 지지를 나타내기 위해 12일 아침 테슬라 전기차를 한 대 사겠다고 밝힌 뒤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7일 기록한 마감가 기준 사상 최고치 479.86달러에 비해서는 여전히 52%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올해 전체로도 43% 폭락했다.
아마존은 1.06%, 메타플랫폼스는 1.30% 올라 역시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시가총액 2위 마이크로소프트(0.08% )는 강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반면 시총 1위 애플은 2.91% 떨어져 급락세를 이어갔다. 알파벳도 1.10% 내렸다.
이밖에 아메리칸 항공은 1분기 예상보다 큰 폭의 손실을 예상하면서 8.32%. 하락했다.
경기방어주 성격의 버라이즌이 6.58%, T모바일은 3.74% 떨어졌다.
월트디즈니도 5% 밀렸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비자 등 카드 회사도 2%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오라클은 부진한 실적에도 1% 이상 오르며 시장지배적 소프트웨어업체의 지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반등해 '6개월 저점'에서 벗어났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22달러(0.33%) 오른 배럴당 66.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0.28달러(0.40%) 상승한 배럴당 69.56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