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재계 6·7위' 롯데·한화 3세들의 신사업 수익성 살펴보니
[초점] '재계 6·7위' 롯데·한화 3세들의 신사업 수익성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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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3세' 김동선·신유열, 신사업 경쟁력 확보 총력
김동선, 반도체 장비·로봇 사업 전담···수주도 '속속'
신유열, 바이오 챙기며 메타버스 살펴···수익성 '아직'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왼쪽),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사진=각 사)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왼쪽),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재계 7위인 한화가 최근 경영 승계를 마치고 신사업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재계 6위인 롯데의 신사업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에게 증여했다. 증여 비율은 김동관 부회장에게 4.86%,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에게는 각각 3.23%씩이다.

이에 따라 그룹 지주사격인 ㈜한화의 주요 주주 지분율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 각각 5.37%로 변경됐다. 이 가운데 한화에너지는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이번 지분 증여로 세 아들의 ㈜한화 지분율은 42.67%에 달해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됐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삼형제를 중심으로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등 방산·조선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우주 발사체와 친환경 에너지 등 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주도하는 신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김 부사장은 한화로보틱스의 조리 로봇을 바탕으로 외식업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이는 그가 몸담고 있는 한화호텔앤리조트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으로, 한화그룹은 외식업과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아워홈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세미콘코리아2025'에서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부스 곳곳을 돌며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화세미텍)<br>
올해 2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세미콘코리아2025'에서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부스 곳곳을 돌며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화세미텍)

아워홈은 국내 급식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양한 요식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가 아워홈을 인수할 경우, 외식업 자동화 솔루션을 기반으로 푸드테크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세미텍(구 한화정밀기계) 역시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한화세미텍으로부터 420억원 규모의 TC 본더 장비를 발주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로부터 TC 본더 장비를 공급받았으나, 2026년 HBM4E(7세대 HBM) 시장 개화를 고려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화세미텍은 이번 SK하이닉스 장비 공급을 계기로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의 발판을 마련했다. HBM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성장도 기대된다.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 2월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로 합류해 신사업 발굴과 시장 개척을 맡고 있으며, 무보수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끊임없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이뤄낸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제조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겠다"고 밝혔다.

반면,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이 전담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설립 이후 2년간 대형 수주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 부사장은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이후 2023년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2000억원에 인수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시설로 증설하고 있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왼쪽 두 번째)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롯데 화학군 3사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롯데 화학군 3사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인천 송도에 4조60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캠퍼스를 조성 중이다. 지난해 1공장 착공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36만리터(ℓ)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송도 1공장은 내년 상반기 준공 후, 2027년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특성상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2011년 설립 이후 흑자 전환까지 6년이 걸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모기업의 자금력과 판매 역량이 뒷받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모기업에 위기가 닥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성장에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설립 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이원직 대표를 영입했으나, 1년 반 만에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지난해 말 새로 임명된 제임스 박 대표는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전문기업 지씨셀 대표이사 출신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영업센터장 시절 글로벌 기업과의 수주를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 롯데는 박 대표의 영업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 대형 수주를 성사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롯데이노베이트는 신유열 부사장이 직접 관여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메타버스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올해 초 CES를 시작으로 현재 열리고 있는 서울모빌리티쇼까지 다양한 ICT 전시회에 참여해 최신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점찍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이 640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신 부사장 역시 메타버스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2022년부터 4년 연속 CES에 참가해 ‘칼리버스’를 비롯한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으며, 신 부사장도 3년 연속 현장을 직접 찾으며 기술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

다만, 메타버스 시장은 콘텐츠 부족 문제로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철수한 상황이다. 네이버의 제페토와 함께 국산 메타버스 양대산맥으로 기대를 모았던 SK텔레콤의 ‘이프랜드’도 최근 4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카카오, KT, LG유플러스 등도 메타버스 서비스를 종료하고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롯데이노베이트는 ‘칼리버스’에 차별화된 그래픽을 구현하고,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칼리버스’는 지난해 말 가상 쇼핑과 실감형 음악 공연장 등의 콘텐츠를 공개하며 이용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올해 초 CES에서는 엔비디아,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협력해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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