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유승열 기자] 보험사들이 2010회계연도 한 해 동안 6조원에 달하는 실적을 올리면서도 고객들의 보험료 인하 요구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16개 생명보험사와 15개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4~12월(1~3분기) 순이익은 4조5400억원에 달했다.
올해 1~3월(4분기) 실적까지 합치면 2010회계연도 순이익은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9회계연도 보험사들의 총 순이익이 4조원 가량이었던 것에 비해 1년 새 50% 급증한 규모다.
종신보험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생보사들은 대부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1~3분기 순익이 3조원을 넘어 2009년도 전체 순익(2조4000여억원)을 뛰어넘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코리안리, 서울보증보험 등의 순익이 크게 늘면서 이익 규모가 늘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실적 개선을 이룬 보험사들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보험료 인하는 외면한 채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생보사들은 매년 2조원에 달하는 사업비 차익을 거두면서도 보험료는 인하하지 않고 있다.
사업비는 보험사들이 가입자 유치 등에 쓰는 비용으로, 사업비 차익은 보험사들이 예정 사업비보다 실제 사업비를 적게 쓰고 나머지를 이익으로 챙기는 것을 말한다.
이에 보험소비자연맹은 지난 15일 보험상품을 무배당이란 이름으로 팔았다고 해서 계약자에게 한 푼도 돌려주지 않고 주주가 독식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금융감독 당국도 업무를 방만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연행 보험소비자연맹 사무국장은 "막대한 순익을 거둬들였다는 것은 보험료 인하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의미"라며 "어려운 서민 생계를 생각해서라도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