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종 '상실의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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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물가인하정책, 정유사에 이어 통신업종에 '직격탄'
'블랙리스트'제·SMS무료화 등으로 통신사 매출하락 예상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그동안 기름값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정부의 물가인하 정책이 이제는 통신업종을 정조준하면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관련 종목들의 실적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들어 정부는 물가인하 정책의 일환으로 통신서비스 업종과 관련된 굵직한 이슈들을 쏟아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소비자가 단말업체에서 직접 단말기를 구입해 사용하도록 하는 '블랙리스트'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실시되던 '화이트리스트' 제도는 통신사에 단말기 식별번호가 미리 등록된 경우에만 전화개통이 가능했지만 '블랙리스트' 제도가 실시되면 블랙리스트에 오른 단말기를 제외하면 모두 개통이 허용된다. 그 동안 사용이 제한됐던 외국산 휴대폰과 중고폰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방통위는 이 제도로 저가형 단말기가 많이 확산되면 통신사의 보조금규모가 축소되면서 요금인하 여력도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 시행으로 소비자가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단말기를 살 수 있게 됨에 따라 단말기 판매 매출은 줄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단말기 매출을 집계하지 않고 있는 SK텔레콤을 제외하면 KT는 4조1000억원, LG유플러스는 1조8000억원의 단말기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SMS(단문메시지 서비스) 무료화 움직임도 통신사들의 고민거리다. 앞서 13일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은 SMS의 무료화를 언급했다. 연간 기준으로 SK텔레콤은 약 4000억원, KT는 3000억원, LG유플러스는 100억원 수준의 SMS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매출들의 이익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다면 SMS무료화가 진행될 경우 통신사들은 연간 영업이익이 약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는 '통신요금TF'를 공동 운영하며 이르면 다음 달 초 통신서비스의 전면적인 요금인하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조치들 그 신호탄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종목의 주가도 출렁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달초 16만5000원 수준이던 주가가 현재는 5%정도 하락해 15만8000원선에서 거래 중이다. KT도 월초 4만원으로 시작했던 주가가 현재는 3만7000원선까지 주저앉았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라인업이 보강되면서 주가에 큰 움직임이 없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일방적인 요금인하 추진에 대해 통신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요금인하수준이 확정되기 전까지 통신주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단말기를 자체 유통망을 통해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윤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새로운 제도로 통신사 간 경쟁구도가 심해져 서비스질은 높여야 하지만 매출은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특히 기존 시장지배력이 높았던 SK텔레콤과 KT의 영향력이 크게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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