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레이더]매물만 넘쳐나는 전매제한 완화
[부동산레이더]매물만 넘쳐나는 전매제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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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대책 "오히려 집값 하락 부추길 수도"

[서울파이낸스 이승연기자] 백약이 무효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안간힘을 인정할 태세가 아니다. 정부가 거래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전매제한 완화 카드를 꺼냈지만 요지부동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매제한 기간 단축의 혜택을 누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아파트 단지는 모두 3만4854가구다. 이 중 3분의 1이 넘는 1만1936가구가 광교신도시(9225가구)와 판교신도시(2711가구)에 몰려있다

문제는 전매제한 완화가 매수심리와는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거래시장 침체는 수요가 받쳐주지 않아 생긴 현상이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 매수심리 약화가 심화됐다.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의 최대수혜지역으로 손꼽힌 신도시들마저 조용하다. 매도는 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수요가 받쳐주지 않아서다.

광교신도시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분양권을 가진 분들의 문의는 많이 오고 있지만 매수자 쪽에서는 거의 없다"며 "얼마나 받고 분양권을 팔 수 있을지 문의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매물은 넘쳐난다. 올 하반기 이후 본격 입주할 예정이지만 청약자 중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사를 올 수 없거나 여러 채의 아파트를 가진 다주택자들이 많아서다.

판교신도시도 역시 사정은 같다.

판교신도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팔 사람에게서만 문의가 오고 살 사람은 꼼짝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매도자들은 규제가 풀린 김에 얼른 처분하고 싶어 계속 연락해오고 있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귀뜸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매제한 완화카드가 오히려 집값을 더 떨어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집값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원갑 부동산 1번지 소장은 "시장 상승기에는 전매나 거래를 자유화하는 조치가 나오면 바로 매수세가 붙어 가격이 오른다"며 "하지만 지금과 같은 하락기에는 그동안 팔지 못했던 공급자가 매물을 많이 내놓으며 분양권에 붙었던 웃돈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올 말까지 수요가 따라주지 못해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제도 개선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거래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소장은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도 개선이 호재인 것은 맞다"며 "침체기에는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하다가 부동산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면 한꺼번에 반영돼 시세를 뛰어오르게 만드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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