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전쟁 언제까지?
삼성·애플, 특허전쟁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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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삼성전자와 애플간의 특허전쟁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양사는 서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수입 금지 요청을 한 데 이어 재판일정과 변호인의 적격성 문제 등을 포함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13일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트' 등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애플 변호인 중 일부가 이전에 삼성전자의 특허분쟁을 대리한 적이 있어 부적격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대리하는 로펌인 '브리지스앤마브라카키스'의 케네스 브리지스 창업자를 포함해 이 회사 소속 변호사 가운데 최소 5명이 근무했던 '커크랜드앤일리스'가 이전에 삼성전자를 대리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또 애플을 대리하는 다른 로펌 2곳도 애플을 대리해 브리지스앤마브라카키스와 지금까지 협력하는 과정에서 이 로펌으로부터 삼성전자의 어떤 기밀정보도 받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진술서를 제출해 줄 것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역시 이번 소송을 대리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브리지스앤마브라카키스의 변호사들이 회사의 기밀과 전략을 노출시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애플은 앞서 이 법원에 제기된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금지 가처분신청 심리 일정을 놓고도 대립했다.

애플은 이 신청의 심리를 9월8일 개최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10월14일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 소송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변론검토를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특히 애플이 처음에 이번 가처분 소송과 관련해 주장해 온 지적재산권 가운데 상품외장(trade dress) 부분을 철회하는 등 일부 소송전략도 수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삼성전자가 소송을 고의로 지연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변론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래서일까. 애플은 삼성전자 물량의 일부를 도시바 등 다른 업체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35.9%)와 도시바(35.6%)의 격차는 0.3%에 불과했으며 매출성장세에서도 도시바는 28.5%인데 반해 삼성전자는 그 절반 정도인 13.8% 수준이었다.

도시바의 시장점유율 상승에 대해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낸드플래시 발주 물량 일부를 도시바쪽으로 돌렸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애플의 모바일 기기에 주로 사용되는 ARM 아키텍처 제품을 다룬 경험이 있는 대만의 TSMC에 애플의 차세대 A6 칩을 수탁생산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애플이 부품 공급선을 일부 변경해도  전혀 다급할게 없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의 특성상 핵심부품을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시스템LSI,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등에 대한 토털 솔루션을 보유한 세계 유일의 업체임을 고려하면 도시바 등의 공급선 변화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극단적 특허 싸움이 추한 결별로 갈 것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결국 양측 간의 물밑 협상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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