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규모의 경제'로 인한 양극화 심화
저축銀, '규모의 경제'로 인한 양극화 심화
  • 김성욱
  • 승인 2004.1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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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우량한 여신고객 급증
중소형사- 자산 한계로 대출 어려워

상호저축은행업계에도 ‘규모의 경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대형저축은행들은 다양한 여신처 개발을 통해 규모를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는 반면 보수적인 영업을 하는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자산 규모의 한계로 제대로 된 대출영업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저축은행업계가 규모 및 영업형태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상호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업계 전반의 여·수신 실적은 연일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신이 지난 7월 수신 3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는 32조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또한 여신에 있어서도 30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사와 중소형사, 수도권 소재 저축은행과 지방 소재 저축은행의 영업 상황은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목표치의 계속된 인하로 인해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에 영업점을 두고 있는 대형 저축은행들은 지속적으로 특판형태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이는 여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등에서 담보대출의 담보율을 하향하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오던 사람들이 대출이 막히면서 저축은행으로 옮겨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은행의 대출액이 시가의 60%선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저축은행은 최고 85%까지 대출이 이루어지는 데다 금리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되면서 저축은행을 통한 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의 개발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 거액 대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은행을 이용하던 고객이 저축은행을 찾게 되면서 저축은행의 리스크도 감소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의 관계자는 “최근의 대출이 나간 물건을 보면 과거에 비해 우량해 졌다”면서 “이는 은행의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은행을 이용하던 사람이 저축은행으로 옮겨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모든 저축은행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중소형 저축은행, 지방 소재 저축은행 등은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PF가 저축은행의 차기 여신 상품으로 주목받고는 있지만, 자기자본의 한계로 인해 중소형사는 취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보다 경기 상황이 더 안 좋은 지방에 소재한 저축은행은 일반 여신에서는 물론 PF를 위한 물건의 개발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방소재 저축은행들은 무리한 불법 수도권 영업을 강행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여신이 어려워 수신금리를 거의 은행 수준으로 낮추고 있고, 이 때문에 지방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이자를 많이 주는 수도권으로 이탈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이 어렵다고 말하지만,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저축은행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라며 “경제가 어려워지고, 은행의 여신 심사가 강해질수록 대형 저축은행의 여신은 더욱 좋아지는 반면 지방 소형 저축은행은 더욱 어려워지는 양극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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