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M&A 잇단 좌초…금융불안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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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에르고다음 등…동양생명 '구설수'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국내 M&A시장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보험사 M&A가 잇따라 좌초되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여러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던 녹십자생명의 매각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 "구체적인 상황이 확정되면 즉시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던 녹십자생명 대주주인 녹십자홀딩스는 한달 뒤인 최근 여전히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재공시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녹십자생명 매각이 연말께 재추진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인수의사를 타진해온 현대차그룹이 이같은 방안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고다음다이렉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독일 에르고 그룹이 한국 보험시장 철수를 결정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기업은행도 인수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기업은행은 행장 직속 미래기획실에서 에르고다음의 인수를 검토했지만 이익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냈다. 이같은 판단의 근거로는 적지 않은 부실자산이 원인이 됐으며, 에르고 그룹에서 제시한 인수가격 역시 부담스러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업은행은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자제 요청 등으로 규모경쟁보다 내실위주의 경영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국내 사모펀드(PEF)와 손을 잡고 에르고다음 인수작업에 착수, 현재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M&A 가능성은 열려 있다.

동양생명의 경우 M&A시장에서 구설수에 올랐다. 동양생명의 대주주인 보고펀드가 보유 지분을 금융지주사 및 생보사에게 넘기려 한다는 소식이 발단이 됐다.

시장에서는 지주사격인 동양메이저의 재무건전성 악화돼 자금이 필요한 동양그룹이 보고펀드에 투입한 동양종합금융 자금회수와 함께 동양종금이 가진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고 했다는 설이 퍼진 바 있다.

보험사를 인수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금융지주사들도 M&A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그동안 은행계 금융지주사 수장들은 보험사 인수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7월 시너지 창출 차원에서 생보사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4월 적당한 매물이 있다면 M&A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가계부채 급증,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라 금융불안이 확산되는 시기인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게다가 눈독들일 만한 물건이 없어 보험사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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