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편에 선 금투협, 증권사들 "섭섭해"
당국 편에 선 금투협, 증권사들 "섭섭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니터링 실시 방침에 '부작용 심화' 우려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금융투자협회가 회원사들의 위탁매매수수료 인하를 적극 유도하겠다고 나서자 증권사들 사이에 '섭섭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31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의 한시적 거래수수료 면제방침과 관련해 회원사들의 수수료 인하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와 신용공여 연체이자율에 대해서도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 같은 협회의 움직임에 대부분 증권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수료 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오는 연말까지 주식·선물·옵션의 위탁수수료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각각 주식수수료는 0.004623%포인트, 선물은 0.0003036%포인트,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는 '0.0736~0.1436%+1500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도주식ㆍ지수선물ㆍ지수옵션의 매매수수료율을 올해 말까지 인하한다. 인하폭은 주식 0.0054%포인트, 선물 0.00044%포인트, 옵션 0.013%포인트다. 또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의 온라인 거래 매매수수료는 연말까지 받지 않기로했다. 다만 삼성KODEX레버리지ETF와 삼성KODEX인버스ETF는 수수료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 밖에 KDB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동양종금증권, 한화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도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문제는 은행과 달리 예대마진이 없는 증권사로서는 수수료 수입이 매출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증권사들의 2분기(7~9월)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번 수수료 인하에 나서는 증권사들의 속내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최근 2분기 증권업계 실적이 지난분기보다 37~52% 줄어들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이처럼 올 한해 각종 대외 악재가 이어지며 증권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회원사를 대변하기 보다는 당국의 '전령'이 되기를 자처했다는 점에서 원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에 대해 협회가 회원사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가만히 있는게 낫다"며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 증권수수료 체계에서 0.0004%포인트대의 수수료 추가인하는 고객의 혜택 문제가 아니라 업계의 존립 문제"라고 주장했다.

다른 한 증권사 임원은 "대형IB 도입을 앞두고 자기자본을 늘려야 하는 증권사에게 수수료 수익을 인하하라는 압박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부실심사 논란을 빚고 있는 중국고섬과 대한해운 등의 문제와 증권사 사장단이 무더기 기소된 ELW사건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안정적인 수입원의 확보는 금투협이 지향해야 할 중요한 화두"라고 지적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