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증권 장내시장, 겨우 인터페이스 정도만 구축"···개장은 언제쯤?
"신종증권 장내시장, 겨우 인터페이스 정도만 구축"···개장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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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시스템 구축하려면 가이드라인 필요···아직 전달받지 못해"
상장 기준도 현실과 동떨어져···"상장 요건 부합하는 곳 찾기 어려워"
거래소 "증권사 시스템 미완성···상품 운영 관련 구체적 방안 나와야"
한국거래소 내부.(사진=박조아 기자)
한국거래소 내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한국거래소가 상반기 개설을 목표로 추진중인 '신종증권 장내시장'이 예정된 시간을 한 달여 남겨두고 있지만 지금까지 모양새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토큰증권(STO)을 포함한 신종증권 장내거래를 위한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사업자로 지정됐다. 

신종증권은 자본시장에서 발행·유통이 되지 않았던 종류의 증권을 의미하며, 투자계약증권과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등이 해당된다.

한국거래소는 분산원장(블록체인) 대신 기존의 '전자증권' 형태로 신종증권을 발행·거래하는 장내시장을 상반기 내 개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장내시장 시스템은 아주 기초적인 '인터페이스 구축' 정도만 이뤄진 상태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종증권 장내시장은 신종증권 매매에 참여하는 모든 증권사들이 일단 다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1단계에 해당하는 인터페이스 구축 정도만 한 상태이며, 해당 단계는 매우 기초적인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매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관련 가이드라인 같은게 나와야 하는데, 아직 해당 사항에 대해 전달받지 못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시스템이 완성됐더라도 거래할 상품이 없다. 한국거래소가 제시하는 기준이 높아 장내시장에 상장할 상품이 없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다.

거래소의 장내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20억원 이상, 공모 금액 30억원 이상의 조건을 맞춰야 한다. 또 기초자산 소유권 문제와 관련된 법리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투자계약증권으로 발행되고 있는 미술품 조각투자 등은 민법상 기초자산의 소유권을 공유하는 형태로 투자가 이뤄지는데, 유통시장에서 상장된다면 거래를 통해 권리가 이전될 때마다 소유권도 변동돼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거래되는 투자계약증권 중에 10억원의 규모가 안되는 것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요건에 부합하는 곳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리얼타임으로 매매가 진행돼야 하지만 소유권도 변동이 돼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부동산이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자신들이 개발해야하는 시스템은 완료됐지만, 상품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증권사들의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아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혁신금융서비스 승인 이후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규정 개정 작업을 계속 진행해 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4월에 1차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증권사들과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가 준비해야 하는 시스템 개발은 완료됐지만, 증권사들의 시스템은 아직 완비됐다고 보기엔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스템이 개발되려면 상품들이 존재하고, 그 상품들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깊게 검토 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장내 시장 개설이 좀 더 수월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오는 29일 21대 국회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국회에 다시 발의되 통과되는 건 내년 쯤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법(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개정되고 나면 훨씬 더 큰 풀이 형성되기 때문에 상장할 수 있는 종목들도 많아지고, 좀 더 수월하게 대상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는 혁신금융 서비스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가능한 종목이 있으면 상장을 하기 위해 미팅을 진행하고 있으나, 접촉할 수 있는 사업자 자체가 매우 제한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개설이 언제쯤 될 거라고 이야기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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