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판 Occupy' 1%는 SK 최태원?
[기자수첩] '한국판 Occupy' 1%는 SK 최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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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얼마전까지 세계 금융가에서는 1:99라는 말이 회자됐다.

이는 금융 및 자본시장을 독점하는 1% 소수 부유층을 향한 99% 빈곤층의 분노를 뜻하는 말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국내 은행들의 수수료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타깃'이 불분명해 별 탈(?)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최근 1% 불씨가 예상치 못한 곳으로 튀었다. 바로 SK그룹 최태원 회장이다.

앞서 최 회장은 5000억원 가량의 선물투자로 1천억대 손실을 입었다. 이는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자회사인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포기설로까지 확산됐다. 

국내 자본시장의 그룹 총수가 선물 시장에 뛰어들어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됐다는 점에서 선물시장의 역기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울러 선물시장에 대한 신뢰 훼손도 불가피하게 됐다. 

물론 선물 거래는 미래의 현물 가격을 예상하고 거래를 하게 되기에 항상 불확실성을 담보하기 마련이다. 주식보다 더 위험할 수 밖에 없으며, 전문가들마저도 '알고도 당하는 시장'이라고 말할 정도다.

"1%도 손실을 봤는데 99%인 개인이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인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선물시장은 현물 가격의 변동성을 줄이고 가격 위험을 헤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현물을 직접 거래하는 것과 달리 가격이 오르고 내릴 때와 관계없이 이익을 볼 수 있어 손실의 가능성을 줄이는 이점이 있다.

결국 이번 사태의 본질은 시장의 위험성보다 '사람'의 위험성임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사실 시장은 정직하다. 늘상 '사람'이 말썽이었다. 이번 사건 역시 그룹 총수가 회삿돈으로 투자금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발단이 됐다. 

비난의 '화살'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세계가 1:99를 문제시 삼은 것은 소수의 '정직성'에 대한 분노였다.  우리를 둘러싼 금융 환경을 무작정 불신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지금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은 최 회장이지 '선물 시장'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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