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사, 영화투자 '헷갈리네'
창투사, 영화투자 '헷갈리네'
  • 김성욱
  • 승인 2005.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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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역도산' 투자와 흥행 엇갈려

“도대체 성공적인 영화 투자를 위해서는 무엇을 보아야 합니까.”
한국 영화 시장이 살아나면서 많은 벤처캐피탈업체들이 영화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제작 단계에서 흥행 성공을 예상해 투자한 영화는 ‘쪽박’을 차고, 전혀 예상치 못한 영화는 ‘대박’을 터트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면서 영화투자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말아톤’과 ‘역도산’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말아톤’은 개봉 8일 만인 3일 관객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쾌속 흥행 중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흥행을 점친 전문가는 별로 없었다. 벤처캐피탈업체들도이 영화에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개봉을 한 결과 ‘공공의 적 2’과 치열한 흥행 경쟁을 벌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인터넷 예매율 1위에도 올라섰다.
반면 지난해 12월 개봉한 ‘역도산’에 대해서는 제작 초기부터 벤처캐피탈업체들도 관심을 보였으며, 실제 투자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역도산은 국내에서 참패를 하고 말았다.

벤처캐피탈업체들은 말아톤의 흥행과 역도산의 참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분석한 흥행 여부가 완전히 반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역도산에 투자한 한 벤처캐피탈업체 관계자는 “최고의 흥행 배우 중 한명인 설경구 씨가 주연을 맡았기 때문에 흥행 성공을 자신하고 투자에 나섰으나 흥행에서 참패를 하면서 손실을 입었다”며 “역도산이라는 인물 자체가 일본에서 더 유명하기 때문에 일본의 흥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말아톤의 경우 최근 국내 영화 흥행 패턴과 거리가 멀다고 판단해 투자에 나서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도대체 성공적인 투자를 이끌어낼 영화를 선정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러한 성공과 실패가 뒤바뀐 사례는 많다. 2002년에 개봉한 ‘집으로…’는 벤처캐피탈업체들의 관심 밖에 있었지만 대 성공을 거두었지만, ‘2009 로스트메모리즈’는 여러 곳에서 투자를 했지만, 참패를 면치 못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 영화 관계자는 “흥행의 성패에는 여러 조건이 뒤따라야 하지만, 반드시 그 조건을 충족했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화 전문가도 예견할 수 없는 흥행 여부를 비전문가라고 할 수밖에 없는 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이 사전에 점치는 것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피력했다.

김성욱 기자 wscorpio@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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