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高유가 제동 '팔 걷었다'
정부, 高유가 제동 '팔 걷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한국 정부가 최근 급등한 국내 유가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유가를 챙기고 있어 유류세 인하 등 관련 조치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미국에서도 전략 비축분을 풀어 유가를 낮춰보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 거센 유류세 인하 목소리

29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유가상승에 대해 각 관계부처에 "휘발유 값이 리터당 2000원을 넘었는데 정부는 방관하는 듯한 인상이다"라며 질타했다. 이는 지난 27일 국내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초로 2000원을 돌파한데 이어 29일도 2004.62원을 기록하는 등 상향추세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기름값이 상승하는 게 현재 맞는 것인지 다른 주변 국가들에서도 기름값이 이렇게 올라가는지 확인해보라"며 "물가상승률이 매우 낮아 인플레이션 정책까지 쓰는 일본은 왜 국제유가 상승 영향을 적게 받는지 살펴보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일시적으로 좀 깎아도 조금 지나면 똑같아진다. 일시적으로 얼마 깎으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정책"이라고 언급해 유가안정을 위한 중장기 대책을 주문했다. 지난해 지식경제부에서 정유사들에게 일시적으로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100원씩 내리라고 지시했지만 반짝효과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통령의 강한 주문이 나오자 정유업계에서는 유류세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 대형 정유업체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등의 다른 방법도 있겠지만 결국 표면적인 수단"이라며 "장기적인 유가 인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유류세 인하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 미국, 이란과 합의 가능성

미 정부도 조만간 유가잡기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초 98.83달러에 시작했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배럴당 106.55달러에 거래되면서 어느새 11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급격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민주당 하원의원 3명이 서한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 내 유가안정을 위해서 비축유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2월말 현재 미국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 당 3.6달러로 미 경제에 상당한 압박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원유의 70% 이상을 운송용으로 사용하는 만큼 휘발유 가격이 미국 소비심리 개선에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최근 미국의 소비지수 및 부동산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높은 유가가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으면서 비축유 방출에 대한 논의가 고조되고 있다.

또 지난해 초 리비아 사태 당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5달러를 돌파했을 때 전략 비축유가 방출돼 유가를 효과적으로 낮췄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다시 비축유가 방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도 "미국 정부가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4달러 선에서 저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4~5월까지 고유가 흐름이 지속된다면 그 때 비축유 방출 카드를 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정치적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월2일 이란의 총선이 있는 만큼 이후 이란 지휘부에 미국 정부가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할 수 있다는 것.

이 연구원은 "올해 이란 총선과 미국 대선이 있는 만큼 양측이 경제 상황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가지고 있다"며 "이란도 자국의 주요 수출 상품인 원유가 묶여 있어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고 있기 때문에 합의에 우호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