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가이드] 운명과 대자연이 만든 이야기···OTT 다큐멘터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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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부터 도전, 감동까지···다양한 소재로 메시지 전하는 작품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는 지루하고 따분한 것으로 인식되기 쉽다. 가장 잘 알려진 다큐멘터리는 BBC 자연 다큐나 사건사고를 다룬 시사 다큐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사실 다큐멘터리는 재미있다. 이는 논리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우리가 아는 극영화나 드라마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다큐멘터리는 운명과 대자연이 쓴 이야기다. 블록버스터 극영화는 첨단 과학기술이 모여 볼꺼리를 선사한다. 다큐멘터리는 운명과 대자연이 시각효과를 담당했다. 

즉 '다큐멘터리 vs 픽션'은 '운명·대자연 vs 인간'인 셈이다. 인간이 어찌 운명을 이기고 자연을 이길까? OTT에는 알려지지 않은 다큐멘터리 걸작들이 많다. 이번 주말에는 운명이 쓰고 대자연이 그려낸 작품을 보도록 하자. 

'제2차 세계대전: 최전선에서'. (사진=넷플릭스)
'제2차 세계대전: 최전선에서'. (사진=넷플릭스)

◇ 넷플릭스의 숨은 전쟁다큐 '제2차 세계대전: 최전선에서'

넷플릭스에는 유명한 다큐멘터리가 많다. 벌써 시즌6까지 나온 'F1 본능의 질주'나 모든 프로스포츠 팬들의 심금을 울린 '죽어도 선덜랜드', 작품 안팎으로 큰 화제를 낳은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등이 있다. 이 밖에 미국인들이 좋아할만한 범죄 다큐도 많다. 짧은 미국 역사에서 일어난 강력범죄들은 할리우드 작가들도 상상하지 못한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에 비하면 전쟁 다큐멘터리는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장르다. 이 장르에서 '제2차 세계대전: 최전선에서'는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총 6개의 에피소드, 300분 분량으로 이뤄진 이 다큐 시리즈는 실제 2차 세계대전 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실제 2차 세계대전의 기록영상을 첨부한 다큐멘터리는 꽤 있었다. 그러나 온전히 기록영상만으로 작품을 꾸린 경우는 흔치 않다. 무엇보다 그만큼의 사료(史料)를 확보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최전선에서'는 다양한 나라에서 사료를 확보했다. 여기에는 미국, 영국 등 연합군 진영뿐 아니라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전범국 자료까지 모두 포함돼있다. 이 때문에 '최전선에서'는 다양한 각도로 전쟁을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2차 세계대전에 대해 알 건 다 아는 시청자라 하더라도 '최전선에서'를 보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될 수 있다. '최전선에서'는 전쟁의 기록을 처음부터 정독하는 경험과 함께 전쟁의 한복판에 놓인 것과 같은 몰입감을 준다. 이는 온전히 기록영상과 음악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프리솔로'.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 디즈니플러스)
'프리솔로'.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 디즈니플러스)

◇ 클라이밍 취미에 기름을 부을 영화 '프리 솔로'

최근 건강관리와 자기만족을 위해 클라이밍을 하는 동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도의 악력과 근력을 요구하는 클라이밍은 만족감과 함께 건강관리 효과를 줄 수 있다. 이런 클라이밍 취미의 정점에 있는 영화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2018년 작품 '프리솔로'다(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프리솔로'는 미국의 암벽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가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높이 975m 암벽 엘 캐피탄을 오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의 제목인 '프리솔로'의 뜻처럼 알렉스 호놀드는 이 높은 암벽을 로프나 안전장치 없이 오른다. 

많은 관객들은 '미션 임파서블2'에서 톰 크루즈가 로프 없이 암벽을 오르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톰 크루즈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프리솔로'의 암벽등반은 '미션 임파서블2'보다 더 등골이 오싹하다. 암벽을 오르는 게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오금이 저리는 기분을 영화 내내 체험할 수 있다. 

물론 암벽등반 장면 외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알렉스 호놀드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프리솔로'는 무모해보이는 도전에 과감하게 임하는 암벽 등반가의 열정과 함께 그 도전을 시청자가 대리체험 할 수 있도록 한다. 

디즈니플러스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다. 다큐 전문 채널답게 좋은 작품들이 대단히 많다. 이 가운데 '프리솔로'는 입문용으로 좋은 작품이다. 

'미래엔딩'. (사진=티빙)
'미래엔딩'. (사진=티빙)

◇ 한반도 재난 가상 시나리오 '미래엔딩'

오리지널과 독점 콘텐츠를 중심으로 성장한 티빙은 상대적으로 다큐멘터리 콘텐츠가 빈약하다. 아무래도 시청자 유입이 많은 드라마와 예능이 콘텐츠의 주를 이룰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티빙은 드물게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낸다. 그 중 하나가 '미래엔딩'이다. 

'미래엔딩'은 지진과 마약, 대정전, 바이러스, 슈퍼태풍 등 다양한 가상의 상황을 중심으로 한반도에 일어날 수 있는 재난을 재현한다. 이를 위해 VFX 기술로 재난상황을 실감나게 재현에 시청자들은 한편의 재난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몰입감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재난상황이 뉴스의 형태로 전달되고 전문가의 인터뷰까지 등장하면서 흡사 잘 만든 파운드 푸티지 영화를 떠올리기도 한다. 여기에 호스트로 등장하는 배우 박해수의 무게감있는 진행은 정말 미래에 무슨 일이 생기는 게 아닌가 싶은 불안감도 준다. 다만 이 작품은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미래를 미리 대비하자는 취지인 만큼 지나치게 불안할 필요는 없다. 

'미래엔딩'은 재난에 대한 정보와 함께 화려한 VFX로 화제를 모았다. '미래엔딩'의 VFX 작업을 맡은 로커스는 여러 광고와 게임 트레일러 영상 등을 제작했다. 가상인간 중 가장 성공한 로지를 만들기도 했으며 티빙과는 '유미의 세포들' 속 3D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더 타투이스트'. (사진=웨이브)
'더 타투이스트'. (사진=웨이브)

◇ 문신과 만난 삶의 이야기 '더 타투이스트'

웨이브에는 이미 걸출한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몇 개 있다. 대표적으로 '국가수사본부'나 '악인취재기' 등이다. 여기에 최근 웨이브 최고의 성공작이 된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도 다큐에 가까운 지점이 있다. 이들 작품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예능과 다큐 사이 그 어딘가에 걸쳐있다. 지금 소개하는 '더 타투이스트'도 엄밀히 따지면 예능의 형태를 갖춘 교양 프로그램에 가깝다. 

가수 이석훈과 댄서 모니카는 10명의 타투이스트들과 샵을 연다. 여기에는 저마다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찾아와 문신을 새기고자 한다. 이 작품은 그들 각자의 사연을 쫓으며 이야기를 완성한다. 그 사연은 때로는 슬프고 충격적이기도 하다. 

'더 타투이스트'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문신으로 새로운 삶을 꿈꾸고 각오를 다지는 이야기도 전한다. 누군가에게는 혐오스러울 수 있는 문신이,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인 타투이스트가 이 작품 안에서는 각자의 가치를 갖는다. 

문신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사진=왓챠)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사진=왓챠)

◇ 흑역사를 다시 꺼내보는 이유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

한화이글스 팬들은 이 다큐멘터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성적도 안 좋은데 뭘 다큐를 찍고 있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한국판 '죽어도 선덜랜드'가 아닌가 생각된다('죽어도 자이언츠'라는 영화가 있지만,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가 더 드라마틱하다). 

'클럽하우스'는 중계에 비춰지지 않는 덕아웃의 이면을 살펴본다. 요즘이야 각 구단별 유튜브 채널로 경기 비하인드나 선수들의 일상을 볼 수 있지만, '클럽하우스'는 구단이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 같은 이면까지 거침없이 드러낸다. 

그런데 그 이면의 모습들이 불편하거나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촬영 당시 한화이글스는 수베로 감독을 중심으로 리빌딩이 진행 중이었다. 급격한 변화로 진통을 겪던 시기에 일어나는 여러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진다. 

다만 문제는 그 이후다. 리빌딩이 성과를 내는 것처럼 보였던 지난해 5월 11일, 한화이글스 프런트는 수베로 감독을 전격 경질한다. 그리고 최원호 감독이 정식 부임했다. 올 시즌 초 성과를 내는 듯 했던 한화이글스는 날개 잃은 독수리처럼 거침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한화이글스가 리빌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놓쳤고, 현재 프런트가 무엇을 실수했는지 깨닫게 해준다. 적어도 한화이글스 프런트에게 이 다큐멘터리는 작품 이상의 전술적 자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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