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ELW 2] "시장 다양성 측면에서 손해"
[위기의 ELW 2] "시장 다양성 측면에서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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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딴 사업 철수…"투자환경 되레 악화"

[서울파이낸스 양종곤 한수연기자] #1 "투기장으로 변한 ELW시장은 다른 시장과 달리 사라져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시장 건전성을 훼손한 데는 국내 증권사는 물론 외국계 증권사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습니다. 외국계 증권사가 ELW시장을 떠나도 잡지 않겠습니다." (지난 2월9일 금감원 한 고위 관계자)

#2 "ELW 시장이 없어져도 된다는 금융당국의 의도를 묻고 싶습니다. 시장을 열었을 때 충분한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 아닙니까"(한 증권사 관계자)

강도높은 규제안으로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고사 위기에 빠졌다. 금융당국과 증권사들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지만 당장 시장의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평균 거래대금은 586억여원이다. 지난 12일 ELW 3차 규제안이 시작되기 전보다 거래대금은 15분의 1로 급감했다. 시장이 우려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 먼저 선물시장의 제기능을 다할 지 염려된다는 지적이다.

이호창 하나대투증권 파생상품실 실장은 "개별 주식옵션 선물은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라 보완차원에서 ELW 시장을 만든 것"이라며 "하지만 그 역할을 못하게 됐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헤지' 목적도 제대로 하기 힘들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콜옵션과 유사안 콜 ELW를 개인투자자가 사가면 헷지운영에서 위축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ELW를 개인투자자들이 사가는 만큼 증권사 LP들이 삼성전자를 사야하는 데 매수 규모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참여자들의 눈에는 잘 안보이겠지만 시장의 질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부정적"이라며 "하나의 축이 없어졌기 때문에 시장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손해"라고 지적했다.

ELW 위기가 '헤지펀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헤지펀드의 경우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롱숏'기법은 유동성이 풍부해야 성공하는 데 현물의 유동성 공급을 담당한 ELW 시장이 위축되면 헤지펀드 수익률에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가 ELW발행할 때 업무 프로세스가 연결되는 부분이 적어 영향이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주식의 '폭탄돌리기'가 재현될 수 있다며 ELW시장의 긍정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이호창 부장은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특정 주식이 좋다고 들었을 때 직접 투자보다 ELW를 사놓고 추이를 살폈다"며 "이번 시장 규제로 이같은 투자자들마저 피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한 관계자도 "LP는 유동성 공급 뿐만 아니라 가격제시 역할도 했는데 이제 개인투자자들끼리 넘기는 거래가 늘어나게 됐다"며 "비싼 가격에 팔고 나오고 다시 되받는 '폭탄물리기'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당국의 규제가 계속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일부 국내외 증권사는 ELW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관련업무 종사자들은 한결같이 '앞으로 뭘 먹고 살지 모르겠다'고 말한다"며 "앞으로 시장이 위축될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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