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분석] "대형 금융지주 성장세 한계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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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 둔화·M&A도 기대난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국내은행의 대출 성장세가 둔화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되면서 은행 자산에 편중돼 있는 국내 금융지주사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잉여자본이 쌓여가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2008년 동안 국내 은행의 대출은 연평균 13.9%로 명목 GDP 성장률인 연평균 5.9% 보다 2.4배나 된다. 이 기간 수치 상으로 높은 대출성장률을 나타냈지만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자산건전성 악화 및 가계부채 우려로 이어졌다.

하학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대출은 건설, 부동산PF, 조선, 해운 업종의 대규모 부실로 연결됐다"며 "선진국형 경제구조에 근접하면서 이전만큼 대규모 대출성장이 어렵다. 적절한 대출성장률은 6~8% 정도"라고 밝혔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금융지주들이 과거의 성장성 및 수익성에 못 미치고 이익 모멘텀이 떨어지고 있다"며 "ROE(자기자본이익률)의 절대치가 낮은 상황이고 향후 개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잉여자본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은행의 대출 성장이 제한되면서 금융지주사들은 M&A(인수합병)를 통한 비은행 부문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해외 금융사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KB금융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지주사들이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데는 은행 중심의 편중된 자산구조 때문이다. 지난해 은행합산 자산총계 및 순이익은 각각 1783조원, 14조7000억원으로 그 외 비은행 금융업종의 전체의 자산총계(1608조원) 및 순이익(12조3000억원)을 뛰어넘는다.

그나마 증권이나 자산운용, 캐피탈시장에서 중위권 이상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등 보험업에서는 존재감마저 미미한 상황이다.  

문제는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 시장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은데다 이미 상위사들이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위 5개사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손해보험사는 86%, 생명보험사는 66%로 금융지주들이 중소형사를 인수해서 대형사로 진입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최근 금융지주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데다 은행 업무와 유사해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향후 성장 모멘텀으로 삼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하 연구원은 "금융지주들은 사업다각화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는 어렵고 보다 다양한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중장기적인 가치 제고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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