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규모 집회 예고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화물연대에 이어 민주노총 소속 전국건설노조도 27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일부 건설현장의 공사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대체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동시에 파업 철회를 위한 교섭을 병행키로 함에 따라 공사 차질이 일부 현장에 국한되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정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7일 국토해양부는 건설중장비차주로 구성된 건설노조 파업으로 인해 일부 현장에서 건설기계 작업 거부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공종대체와 비노조원 대체투입, 노조설득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시멘트나 철근 등 건설자재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현장별로 5~7일분의 자재를 비축 중이며 건설협회를 통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전국건설노조 등에 따르면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진행하는 건설 현장 406곳의 경우 2818대 건설장비 중 178대가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23곳이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진행하는 건설현장에서는 각각 284대, 7대의 건설기계 소유주들이 파업에 동참하고 철도시설공단은 전체 건설기계 355대 중 62대가 참여하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파업 참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설노조 측은 이날 전체 조합원 중 70%에 가까운 2만여명이 서울광장에 모여 총력투쟁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장의 타워크레인 등을 포함해 50개 건설기계 소유자들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며 대구혁신도시의 경우 건설기계 70대 중 13대가 임금협상 결렬로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수도권 공사 현장은 28일부터 참여율이 올라갈 것"이라며 "그 이후 파업 지속 여부는 정부와의 협상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대체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파업 철회를 독려하고 있다. 현재 대구경북혁신도시의 형틀과 목공 등 건축근로자 100여명은 임금 교섭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5일 파업대비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28일 오후 노조대표단과 파업철회를 위해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건설노조는 건설노동자의 체불임금 해결과 4대 보험 적용, 적정임대료 책정과 '표준임대차 계약서' 의무 작성 등을 내세우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의 체불임금이 2007년 949억원에서 지난해 166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건설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벼랑 끝에 내몰려 있어 정부의 개선책을 요구하기 위해 총파업에 나섰다"라고 설명하며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과 세종시 택지조성공사, 원주 기업도시 조성공사 등 주요 관급공사 현장에서도 모두 철수한다"라고 말했다.
정부도 건설노조와 협의를 위해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는 장비대금체불방지를 위해 '장비대금 지급확인제도'를 산하기관의 발주공사를 대상으로 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이며 이를 전체 공공공사로 확대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건설기계 리콜제는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기계관리법에서 장비임대차계약 체결은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고 약관법에서 표준계약서 사용은 권장사항이므로 법적 의무화는 곤란하다"며 "건설현장에서 표준약관을 대부분 사용 중이어서 이를 권장하기 위한 인센티브 부여는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적정 임대료가 지급될 수 있도록 원수급자의 적정 공사비 확보를 지원하고 하도급 적정성 심사를 강화해 여건을 만들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건설업체들은 파업으로 인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일단 파업으로 인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설현장에 투입된 노동자 중 건설노조 가입 근로자가 적은데다 건설노조의 파업의 주된 호소대상이 정부이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협력업체 가운데 건설노조에 가입한 현장이 적어 기간만 짧다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발주처는 물론 원도급, 하도급, 낮은 하청업체 모두 노조가입 현장직원들을 잘 쓰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