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사들 함박웃음...광고모델 영입경쟁 치열할 듯
[서울파이낸스 금융팀] 온 국민을 웃고 울린 2012 런던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당초 목표인 '10-10(금메달 10개, 종합 순위 10위 이내)'를 초과 달성해 종합 5위에 오르며 원정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선수단 후원과 체계적 마케팅에 나섰던 금융사들은 올림픽 효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반면 스포츠 후원에 소홀했거나 후원선수가 부진했던 금융사들은 쓴웃음만 짓고 있다.
◇홍명보號·양학선·손연재 효과 기대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림픽 축구대표팀 공식후원사인 하나은행은 홍명보號의 동메달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그동안 하나은행은 축구 관련 행사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왔다. 축구는 전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종목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광고효과가 다른 종목에 비해 훨씬 크다는 판단에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오는 15일 열리는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간의 친선경기도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런던올림픽 체조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양학선 선수를 지난해부터 후원해 왔다. 양 선수는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체조 개인 도마종목에서도 금메달을 딴 한국체조 간판스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양학선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서 선전해 별도의 포상계획을 준비 중"이라며 "양 선수의 후원사로서 배타적 권리를 가진 만큼 독점으로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여왕' 김연아 효과를 톡톡히 봤던 KB금융지주는 이번에는 '체조요정 손연재 효과'에 웃음을 짓고 있다. 손연재 선수는 여자리듬체조 개인 결선에서 5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KB금융은 지난 2009년부터 손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은 없었지만 한국 여자 리듬체조 사상 본선 진출은 처음이라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올 하반기 광고에 손연재를 전진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선수 성적에 따라 '울고 웃고'
오른쪽 눈을 부상당한 상태에서 금메달을 따 주목을 받고 있는 김현우 레슬링 선수 뒤에는 삼성생명이 있었다. 삼성생명 소속 레슬링단에서는 이번 올림픽 그레고로만형에 정지현·김현우 선수가, 자유형에 김진철·이승철 선수가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김현우 선수 등 메달 획득한 선수에 대한 포상금 지급규모를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탁구단 선수들도 메달을 획득했다. 삼성생명 탁구단에서 2012 런던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된 선수는 주세혁, 유승민, 박미영 등으로 남자복식에 참가한 유승민, 주세혁 선수가 은메달을 따냈다.
특히 삼성생명 탁구단 소속 선수들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아 경기대회에서 이철승, 유승민 선수가 중국을 꺾고 남자복식 금메달 획득에 이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유승민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쾌거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소속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거나 성적이 부빈한 금융사는 '잔칫집' 분위기에서 소외된 모습이다. 작년부터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 나서온 산업은행는 이덕희 테니스 선수를 후원하고 있지만 런던올림픽에 한국 테니스는 출전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국민은행은 자체 사격단 소속 김대웅 선수도 25m 속사권총 경기에 출전했지만 10위에 그치며 결선진출에 실패했다. 우리은행 역시 사격단 소속의 나윤경 선수가 50m 소총 경기에 출전했지만 예선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전북은행의 경우 배드민턴 김민정 선수가 승부조작 의혹으로 중도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북은행은 이번에 처음으로 대표선수를 출전시켰으나 김 선수 등 배드민턴 여자복식 4개조 선수들이 강팀과 만나지 않기 위해 고의패배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다수 금융사들은 대부분 수년 혹은 수십년간 스포츠 선수 및 팀을 후원하고 있으며,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는 금융사로서는 선수들의 성적에 울고 웃을 수밖에 없다"며 "벌써부터 올림픽 스타들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려는 물밑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